쿠바 카마구웨이의 한 여름밤의 교향곡

쿠바 여행 7일차_까마구웨이

by 지음

먼저 가려고 다투지도 않고

처져 온다고 화도 안 낸다.

앞서 간다고 뽐내지도 않고

뒤에 간다고 애탈 것도 없다.

탈없이 먼 길을 가자면

서둘면 안 되는 걸 안다.

- 최춘해 시 <강물이 흐르며> 중에서 -



어제 묵은 Pernik 호텔은 제법 큰 호텔이다. 객실 복도에서 내려다보면 호텔 중앙에 중정을 만들어 놓을 정도로 크다. 여기서도 아침에 일출을 볼 수 있어서 좋다. 아침에 호텔에 들어서니 여기 호텔은 이 곳 근처 공사를 하는 인부들과 같이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호텔 조식은 다른 호텔과 별다른 것이 없었다.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늘 아침에 먹는 것은 오믈렛과 커피와 약간의 빵이 전부다


20200207_082345.jpg [ 호텔 내부에 있는 중정식 테라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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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 로비와 아침 식사 @Artistway - Travel for Life ]

오늘도 갈 길이 멀다. 오늘의 최종 목적지는 카마구웨이라고 한다. 실제 도시가 예쁘다고 하는데 어떨지는 가 봐야 할 것 같다. 오늘은 파란님이 ‘강물이 흐르며’의 시를 읽어주신다. 탈없이 먼 길을 가려면 서둘지 말라고 한다. 오늘 가야 하는 거리도 약 280km 정도이다. 오전 내내 가야 도착하는 도시이다. 카마구웨이는 아바나와 바라코아의 딱 중간쯤 되는 위치에 있다. 까마구웨이 주는 쿠바의 중부에 위치하여 도시만 놓고 비교하면 가장 아름답고, 다채로운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한다. 골목마다 아름다운 장면이 펼쳐진다고 한다. 이제 오전은 조용히 차 안에서 오후에 구경할 도시에 대해서 공부를 하면서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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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바 서민들의 출근길, 트럭를 개조한 트럭버스(좌), 말이 끄는 마차(우) @Artistway - Travel for Life ]


카마구웨이로 가는 차 안은 잠시 소강상태이다. 출발 후에 오늘의 시를 낭독하고 빠뜨리샤가 일정에 대한 소개가 이어지면 차 안은 조용해진다. 다들 부족한 잠을 보충하기 위해 잠시 졸거나 취침 모드로 들어간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티끌 하나 없이 맑고 푸르다. 오늘은 우리에게 어떤 장면을 선사할지 모르겠다. 버스가 달리고 달리는 데 먼 산에 펼쳐진 파란 하늘과 구름, 그리고 끝없이 이어지는 사탕수수 밭은 같은 장면을 무한 반복해서 돌리는 필름 영사기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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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사마다 체 게바라와 혁명구호의 입간판, 도로변의 수공예 모자를 파는 상인 @Artistway - Travel for Life ]
3_3gfUd018svcdfetgwzsk1in_es29j1.jpg [ 들판에 심겨져 있는 나무와 구름의 한 폭의 그림 @Artistway - Travel for Life ]

그렇게 달려서 도착한 곳이 점심식사를 하는 곳인 Campana de Toledo라는 곳이다. 쿠바의 현지식을 먹기로 되어 있는데 제법 큰 곳이다. 정문을 통과해서 들어가니 곳곳에 큰 항아리 같은 것이 보인다. 이 항아리가 물탱크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가 자리 잡은 테이블 옆에는 커다란 호수가 이어진다. 그 옆에는 쿠바 모델 같다. 여러 복장을 갖추고 카메라맨을 대동하고 화보집을 찍고 있는 듯하다. 여러 스텝들이 의상을 들고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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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보니 여기 식당에서 기르는 것 같지는 않은데 고양이들이 식탁 주위로 몰려든다. 우리 일행 중에는 고양이를 좋아하는 분들이 꽤 있다. 식사에서 남은 고기를 잘게 썰어 뿌려주는 듯한데 갑자기 고양이 마리 수가 늘어난다. 이 근처에 있는 고양이들한테 소문이 난 것 같다. 오늘 한국에서 온 손님들이 회식시켜준다고 말이다. 어떤 고양이는 잘 못 먹었는지 매우 말랐고 어떤 고양이는 통통하게도 보인다. 그렇게 우리가 먹는 것 반, 고양이가 먹는 것 반씩 나누어 먹고 본격적으로 까마구웨이 중심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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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수를 배경으로 모델사진을 찍는 중, 우리들읠 향해 포즈를 취해준다 @Artistway - Travel for Lif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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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당에 기거하는 고양이들, 손님들 식사시간이 고양이들도 식사시간이다 @Artistway - Travel for Life ]

점심 식사 후에 관광할 곳은 까마구웨이 시 중심지역이다. 아바나의 일부와 뜨리니나드를 합쳐 놓은 모습이 까마구에이라고 한다. 도시 곳곳마다 산발적으로 있는 광장은 도시가 가진 또 하나의 매력이라고 한다. 그리고 어디로 이어지는지 모르지만 그 골목이 그 골목으로 이어지고 있다.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산 후앙 데 디오스 광장(Plaza San Juan de Dios)이다. 이곳으로 향할 때 로이스가 준비한 선물이 하나 있다. 그것은 도심 지역을 걸어서 다니기 멀면 관광객들이 타고 다니는 이동수단이 있다. 일명 ‘비씨 택시’(Bici Taxi)라고 불리는 것으로 자전거 택시라고 불린다. 자전거 뒷좌석을 마차처럼 개조한 것으로 쿠바인 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이 골목골목을 이동할 때 이용한다. 뒷좌석에는 2명이 타고 앞에는 자전거를 운전하는 건장한 운전수가 있다. 9대의 비씨 택시가 줄지어 산 후앙 광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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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씨 택시를 타고 도심을 한바퀴를 돌면서 구경을 한다, 힘좋고 마음씨 넉넉하게 보이는 기사들 @Artistway ]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이리저리 이어지는 골목길을 누볐다. 실제 골목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우리의 기분을 한껏 들뜨게 하고 있다. 산 후안 광장은 교회와 여러 건물로 사방이 막혀 있어 그 안에 있으면 차분해지는 느낌이 든다. 여기에서는 작은 음악회를 하면 딱 좋을 공간처럼 보인다. 연한 크림색 벽에 초록색 창문이 난 교회 건물은 산뜻한 기분을, 파란색으로 칠한 커다란 나무 대문이 건물도 보인다. 광장 안쪽에는 여러 가지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어제 플로아가 현지에서 사서 입은 예쁜 상의 때문인지 다들 기념품이나 선물을 사려고 하신다. 기념품들은 주로 현지인들이 손으로 직접 만든, 핸드 메이드 제품들이 대부분이다. 그렇게 품질이 썩 좋은 것은 아니지만 기념품으로 사서 가지고 갈 만한 제품들도 꽤 보인다. 주로 목걸이와 병따개를 포함해서 나무로 만든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남아도는 인력으로 공산품을 만들기보다는 손으로 만든 제품이 관광객들에게는 더 인기를 끌 수도 있다.


i_a76Ud018svcvc9zgm473d9q_tfzbdj.jpg [ 산 후안 광장의 전경 @Artistway - Travel for Lif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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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지인들이 판매하고 있는 수공예품, 조잡한 것도 있지만 전부 수공예로 만든 상품들 @Artistway - Travel for Lif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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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던 비씨 택시를 타고 카르멘 광장으로 이동했다. 골목길마다 우리처럼 이동하는 관광객들도 보인다. 앞에서 페달을 밟는 기사는 힘들지만 뒷좌석에서 타고 있는 우리들은 서로를 사진 찍어주고 즐거워한다. 기사들끼리 서로 잘 알아서인지 자기네끼리 경쟁하는 듯 비씨 택시가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다. 까르멘 광장을 들어서면 좌, 우에는 단층 건물로 보이는 상점들이 보이고 정면 안쪽에는 까르멘 교회가 자리를 잡고 있다. 관광객들이 좀 쉬어 가라고 야외 테이블에 그늘을 만들어 놓은 것이 보인다. 한 낮이라 쉬고 있는 관광객이 보이지 않는다. 좀 더 걸어가니 좌측에는 실제 크기의 조형물이 여러 개 있다. 어떤 노인 분이 손수레에 물항아리를 싣고서 물을 배달하는 모습의 조형물이 보이고 좀 더 걸어가니 이 동네 사시는 아주머니로 보이는 세 명이 커피잔을 들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실제 주민들을 대상으로 만든 조형물이라 그런지 살아있는 듯한 모습으로 정말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하다. 아주머니 세 명이 이야기하는 곳에는 빈 의자가 있다. 관광객 중에 누구든 이야기에 끼어들고 싶은 사람은 커피 한잔 들고 앉으라고 권하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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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_h77Ud018svcbsw0ldckdzfg_kuwikv.jpg [ 카르멘 광장의 조각상들, 현지인들을 실제 대상으로 만들어 실물과 동일 크기 @Artistway ]


교회 앞쪽에서는 사람들이 꽤 모여있다. 학부모와 아이들과 선생님들로 보이는 무리들이 모여 있다. 아마도 야외 그림 수업을 하는 듯하다. 아이들은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고 그림을 그린 후에는 선생님이 아이를 불러 자신이 그린 그림을 친구와 부모님 앞에서 설명하고 친구들이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이런 곳에서 미술 수업을 하는 것도 꽤 괜찮다. 관광객들도 있고 날씨 좋은 오후에 그림 그리기 좋은 장소에서 수업을 하면 어린이들에게 꽤 기억에 남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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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장에서 쿠바 학생들의 야외 미술 수업시간, 자신들이 그린 그림을 친구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Artistway ]

이제 걸어서 골목길을 들어서니 또 하나의 공원이 나온다. 독립전쟁의 영웅 이그나시오 아그라몬떼 장군을 기념하는 아그라몬떼 공원이다. 이그나시오는 까마구에이 출신으로 스페인과의 독립전쟁 때 반란군을 이끌었고 32살인 나이에 전사했다고 한다. 그가 태어난 집을 박물관으로 개조해 놓은 곳도 있다. 실제 이그나시오 동상은 말을 타고 칼을 들고 진격 명령을 내리는 것 같은 역동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옆에 쿠바 국기가 바람에 날리고 있는 것이 상당히 잘 어울리는 것 같다. 공원에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보니 아마도 인터넷이 되는 와이파이 존으로 보인다. 쿠바는 주로 마을의 중앙에 위치한 공원에 WiFi Zone으로 만들어 놓았다. 그래서 내국인을 포함한 많은 외국인들이 고개를 숙이고 핸드폰에 집중하는 것을 보면 바로 그곳이 인터넷이 되는 외국 세상과 디지털로 연결되는 곳이다.

c_779Ud018svc1tfmjnq8enum6_tc3chq.jpg [ 쿠바를 어디를 가든 도시 중심에 공원과 성당, 그리고 쿠바의 영웅상들이 있다 @Artistway ]

골목길을 따라 가면 넓은 광장이 나온다. 그곳은 노동자 광장이다. 노동자 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것은 옛날 건물이 아닌 현대식 건물들이 대부분이다. 은행, 관공서, 방송국 건물들이 보인다. 이 광장은 한편에는 18세기에 터를 잡고 18세기에 개축된 메르세드 교회가 자리 잡고 있다. 교회의 종탑까지의 높이가 높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면 상당히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우리가 갔을 때에는 무언가를 하려고 준비하는 스텝들이 모습이 보인다. 오늘 저녁에 여기에서 클래식 공연이 열리기로 되어 있다고 한다. 쿠바에 와서 클래식 공연을 야외에서 볼 수 있다고 하니 저녁을 일찍 먹고 와봐야 할 것 같다.

3_a7cUd018svc18rxhxvzqzlgd_10kev4.jpg [ 노동자 광장의 오후 모습 @Artistway - Travel for Life ]
c_j79Ud018svctqxsef14ggeq_w9vf0r.jpg [ 광장 중심의 건물과 저녁 음악회를 위하여 셋팅중 @Artistway - Travel for Life ]

광장에는 체 게바라와 관련된 것이 2가지가 보인다. 교회 맞은편 건물 옥상에는 체 게베라의 모자 쓰지 않은 웃는 얼굴 사진이, 그리고 교회 우측 건물에는 체 게바라의 얼굴을 본 뜻, 혁명광장에 본 듯한 비슷한 부조물이 한쪽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체 사령관 친구(Che Comandante Amigo….)’이라고 적혀 있다. 같은 나라 사람은 아니더라도 체 게바라를 얼마나 좋아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노동자 광장을 벗어나서 호텔 쪽으로 걸어가니 영화 거리가 나온다. 실제 부산의 영화 거리처럼 영화관이 좌우로 늘어서 있고 상영하는 영화의 포스터도 걸려 있다. 그렇다고 우리나라처럼 커다란 입간판은 없었지만 거리 벽에 영상 카메라와 필름의 장식물들이 걸려 있다. 지금이라도 들어가면 쿠바 영화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어떤 영화가 상영될지는 모르지만 한 번쯤은 들어가서 관람하고 싶다. 자본주의 나라처럼 그런 영화를 하려나 아니면 사회주의 영화를 상영할지 모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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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의 도시처럼 도심 거리에는 많은 극장과 영화에 관련된 조형물이 있음 @ Artistway - Travel for Life ]

영화 거리에 이어 까마구웨이의 중심 상권으로 이어진다. 여기는 정말로 우리나라 명동 골목처럼 번화가 있다. 진열된 상품들이 어느 나라 못지않게 꽤 비싸 보이고 상품도 다양하게 보인다. 여기 가게들은 시간에 상관없이 영업을 할 것 같다. 어쩌면 그동안 보지 못했던 자본주의 냄새가 물씬 풍겨 나오는 것 같다. 거리의 끝쪽에는 그림과 같은 장면이 나온다. 이 도시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솔레다드 교회 건물이 파란 하늘과 같이 한 컷으로 다가온다. 이 도시에서 솔레다드 교회만 찾으면 방향을 잃지 않고 찾아갈 수 있다.


오늘 우리가 묵을 호텔은 Gran Hotel이다. 중심 상권에 자리 잡은 호텔이다. 호텔에 들어서니 우리를 환영하는 웰컴 음료가 기다리고 있다. 오후 내내 이 도시의 어느 정도를 걸어 다녀서인지 얼굴들이 약간 상기되어 있다. 알코올이 약간 들어간 칵테일은 우리의 목마름을 시원하게 해결해준다. 다른 날보다 호텔에 일찍 체크인을 했다. 호텔 옥상에는 수영장도 있다고 한다. 객실은 약간 고전틱하게 천청이 높고 전실이 따로 있는 숙소다. 밀린 빨래를 하고 저녁을 먹기로 했다. 연 이틀간 빨래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아 밀렸던 빨래를 아내와 함께 하고 그 빨래를 헤어 드라이로 잠시 건조시키고 에어컨 바람으로 오늘 밤을 말리면 대부분 마를 것이라 예상했다.

저녁시간이 되기 전에 아내와 나는 주변을 더 둘러보기로 했다. 실제 이곳도 오늘이 금요일 저녁이라 많은 사람들이 호텔 앞의 거리에 지나다니고 있다. 우선 호텔 앞을 나서서 노동자 광장을 찾아가려고 했다. 어디로 갈지 몰랐으나 돌고 도니 노동자 광장뿐만 아니라 솔레다드 교회를 포함하여 저녁 해지는 광경을 구경했다. 번화가라서 사람들이 많이 왔었고 음식점이나 바로 보이는 곳에도 사람들이 넘쳐났다. 바람도 적당히 불어 저녁 산책이 꽤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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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_579Ud018svc1hglc99f88ts2_urms3w.jpg [ 까마구웨이의 묵는 숙소 로비와 외관 @Artistway - Travel for Life ]

저녁은 호텔 맨 꼭대기에서 뷔페 형식으로 차려져 있다. 매우 넓은 식당은 한산했고 창문 너머로 보이는 까마구웨이 야경은 적당히 어두우면서 밝은 불빛이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저녁을 마치고 오늘 저녁 8시부터 시작한다고 하는 클래식 공연을 보기 위해 노동자 광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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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그곳에는 교향악단이 야외에서 자리를 잡고 있었다. 물론 그 앞에는 우리 누님 5분이 맨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객석을 따로 마련한 것이 아니고 교향악단만 자리를 잡고 있었다. 바로 앞에 교회를 두고 있어 성가대 교향악단 같은 느낌이 들었다. 8시가 넘어 벌써 시작했을 줄 알았는데 아직은 시작을 하지 않은 상태였다. 우리 누님 5분의 카메라는 어떤 한 남자를 쫓고 있었다. 알고 보니 그것은 다름 아닌 잘 생기고 젊고 쿠바스러운 지휘자였다. 야외 공연이라 특별히 지휘자 복장을 하지 않았는데 알고 보니 얇은 지휘봉을 가지고 있었다. 내가 봐도 얇은 체격에 지휘자다운 카리스마를 풍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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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_87cUd018svc11wt5m9u4md1p_4a1mlg.jpg [ 오늘 밤 교향악단을 연주할 지휘자 @Artistway - Travel for Life ]

잠시 후에 이 행사를 준비한 주최 측의 설명이 이어진 후 클래식 음악이 연주되기 시작했다. 결혼 후에 아내가 좋아하는 클래식 공연을 같이 가서 시작할 때는 진지하게 듣다가 인터미션까지 숙면을 취하는 나였는데 오늘은 그럴 수 없다. 편안한 객석이 준비되지 않아서다. 앞에 계신 누님들도 그냥 광장 바닥에 손수건을 깔고 듣고 계신다. 이 교향악단은 관객을 특별히 신경 쓰지 않는다. 왜냐하면 객석이 마련되어 있지 않고 입장 티켓이 없기 때문이다. 누구든지 지나가는 사람이나 음악이 좋은 사람은 가는 길을 멈추고 서거나 앉아서 들어주면 되기 때문이다.


연주되는 곡이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기도 하고 처음 듣는 것 같기도 했지만 교향악단의 음악을 바로 코앞에서 들을 수 있다는 것은 그리 흔치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여기 와서 많이 들었던 ‘관테나메라’ 음악도 기타나 전통악기로 듣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 여러 악기로 이루어진 화음이 더 풍성하게 곡을 만들어준다. 앞에서 듣다가 스피커가 잘 조율되지 않아 교향악단 뒤로 가보았다. 주로 뒤에는 타악기 등이 위치하고 있는데 특이한 악기와 연주자를 볼 수 있었다. 탬버린과 심벌즈를 포함한 여러 악기를 소화하고 있는 뮤지션 옆에는 그 아이로 보이는 꼬마가 있었다. 아빠가 연주하는 악기를 만져보기도 하고 방해가 될 법도 한데 아랑곳하지 않고 연주를 하면서 아이의 요구에 응대해 준다. 참, 대단한 사람이다. 저렇게 하기가 쉽지 않은데 잘 받아주고 음악도 연주하는 그 내공에 박수를 보낸다.

20200207_204832.jpg [ 야외 광장에서 펼쳐지는 교향악단 @Artistway - Travel for Life ]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어떤 뮤지션은 자기의 악기를 정리한다. 앞에서는 지휘자가 옆에서는 동료가 연주를 하고 있는데 악기를 정리하고 가방에 넣는다. 헐, 이건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인데. 드디어 연주가 끝났다. 통상 앙코르 요청을 받아야 하는데 그게 아니다. 벌써 끝났다. 연주가 끝나자마자 일사불란하게 연주자들이 자기 악기를 정리하고 각자 자기 갈 길로 간다. 어떤 연주자는 우리가 호텔로 가는데 앞서간다. 아마도 오늘 저녁 술 약속이 있는 듯 술집으로 들어가는 모습도 보인다. 까마구웨이 시립인지 아니면 아마추어 동호회인지, 먼 타국 땅 광장에서 울리는 교향악단의 연주는 특별했다. 그 곡이 무슨 곡인지는 모르지만 여러 악기들이 한 곡, 한 곡 같은 음을 연주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 쿠바 여행팀도 사는 곳이 다르고 하는 일도 다르지만 쿠바 여행이라는 목적으로 2주간을 같이 다니면서 음을 맞추어 보고 있다. 며칠 간의 서로의 음을 맛보고 악장의 지휘에 따라 우리는 쿠바 여행이란 멋진 곡을 연주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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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일정이라는 악보는 있지만 그 악보를 기초로 해서 서로가 가진 음을 내면서 쿠바 여행 음악이 만들어지고 있다. 오늘 밤의 쿠바 여행 음악도 이렇게 한 악장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 여름밤의 까마구웨이 노동자 광장과 Gran Hotel 위에 떠 있는 달은 커다랗게 보름달이 되어가면서 하루가 저문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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