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음 May 15. 2021

잘 먹고 잘 놀기

이제는 나를 위해 다르게 살기로 했다_18


 

아무리 좋은 것을 먹어도 
 소용이 없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더러운 연못에 맑은 물을 한 컵 부어 봤자 
 더러운 물만 늘어난다. 달걀로 바위를 치는 격이다. 
 우리는 좋은 것을 먹기 전에 우선 몸에 쌓인 독을 
 제거해야 한다. 즉, 비우기를 먼저 한 뒤에 
 채우기에 들어가야 한다. 이것을 
 '해독'이라 부른다.
 
 - 상형철의《병원 없는 세상, 음식 치료로 만든다》중에서 –



삶의 보물을 찾아가는 짝에게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없다. 단지 못 고치는 습관만 있을 뿐이다.”


우리가 살면서 신경 쓰는 것이 ‘먹거리’만 한 게 또 있을까? 무엇을 하든 먹거리가 우리 생활에서 떠난 적도 없었고 이것 만큼 가까운 것도 없지 않았나? 우스개 소리로 먹기 위해서 산다는 말까지 하고 있잖아. 그런데 그렇게 먹는 것에 신경을 쓰면서도 늘 우리는 먹는 것만, 먹어본 것만 먹는다는 것이지. 반대로 먹는 것만큼 신경을 쓰지 않고 살고 있더라고. 아마도 당신은 가족들을 위해서 항상 좋은 것으로 음식을 준비하고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흐뭇할 거라는 생각이 드네


당신이 먹는 나를 보고 한 말을 기억하고 있지. 참 맛있게 먹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먹고 싶게 만든다고 한 말이야. 아마도 내가 결혼하고 장모님에게 사랑을 받은 것이 아마도 해주시는 것을 맛있게 먹고 많이 먹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해. 나는 아마도 다른 사람들보다 식탐이 더 있기 때문일 수도 있지.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주면 한 가지만으로도 행복함을 느끼니까. 그것으로 만족하는 거지. 어쩌면 당신이 나를 아주 단순하다고 생각해도 뭐라고 변명할 수 없지만 말이야.


2년 전에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을 하면서 나와 같은 조에서 한의사이시고 병원을 운영하시면서 먹는 것에 대해서 말씀하시는 분을 만났었지. 아마도 여행 내내 같이 걸으면서 대화하고 식사하면서 내가 들은 내용은 내가 참으로 잘못 먹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되더라고. 어떻게 보면 사람은 먹기 위해서 살기도 하지만 음식을 먹음으로 우리 건강을 유지하는데 먹는 음식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입에 달고 혀에 맛있게 느껴지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거야. 상형철 병원장님이 말씀하시는 것은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없다. 단지 못 고치는 습관만 있을 뿐이다’라는 말씀을 하셨지. 그리고 우리가 음식을 어떻게 먹어야 하고 어떤 음식은 같이 먹지 말아야 하는지 등을 배우게 되었던 것 같아. 아마도 산티아고 여행에서 내가 얻은 많은 것 중에 제일 중요한 것이라고 할 수도 있어. 


여행 후에 내가 곧바로 들어간 것이 무엇인지 당신도 잘 알 거야. 내 몸을 슬림하고 나의 전성기 시대로 돌아가는 다이어트를 시작했지. 당신은 내가 일 년에 몇 번씩 시도하는 것을 보아왔기에 별로 신선함을 느끼지 못했지만 나는 나름대로 신중하게 시작한 것 같아. 아침을 과일과 채소로 즙을 낸 것을 먹기 시작한 것이지. 아마도 한 달 동안은 당신이 일찍 일어나서 사과와 당근을 즙을 내달라고 하면서 당신의 아침잠을 많이 빼앗기도 했었지. 아침에 약 250ml의 야채 즙을 마시고 점심까지 견딘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던 것 같아. 오전에 일을 하다 보면 가장 중요한 그 무언가가 빠진 것 같은 허전함과 실제 허기를 달래느라 고생 좀 했던 것 같아. 그런 시간이 벌써 2년이 지난 지금은 아침에 간단히 야채 주스나 즙을 마시는 것이 이제는 자연스럽게 습관이 되었지. 어쩌다 아이들과 아침을 먹는 날이 되면 오전 내내 속이 답답할 정도였지. 


매년 회사에서 건강검진을 할 때만 되면 체중과 비만도를 낮추겠다고 때 아닌 다이어트를 매년 하느라 음식도 조절하고 금식까지도 해보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다고 느껴져. 이제는 무엇을 하나를 먹더라도 양을 줄여 가면서 내 몸에 맞는 것을 찾아 먹으려고 하기 때문이지. 이왕이면 입에 맞지 않더라도 몸에 맞는 채소나 과일을 의식적으로 먹으려고 노력하잖아. 어쩔 수 없는 자리가 아니면 고기 위주의 회식도 피하려고 하고 있잖아. 당신이 늘 하는 말을 실감하는 것 같아


당신이 요리해주는 대로 먹기만 하면 건강해질 거라고 말이지. 당신 음식이 싱겁고 조미료를 전혀 하지 않아 회사 밥과 음식점 맛에 길들여진 나의 입맛에는 잘 맞지 않지 않지만 말이야. 내 몸에 맞는 음식 세미나를 받다 보니 지금까지 나는 내 체질과 내 몸에 맞지 않는 것만 골라서 먹고살았던 것 같아. 내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이 나를 만드는 건데. 내 입으로 먹는 음식은 내 몸에 좋지 않은 것만 넣고 몸이 건강해지길 바라는 것은 도둑놈 심보였던 것 같아. 


이제까지 내 입에 즐거운 것만 먹고살았다고 하면 앞으로는 내 몸에 좋은 음식, 내 입은 즐겁지 않은 음식을 먹어보려고 해. 최근에 어머니를 모시고 암환자들이 먹는 습관을 고치는 곳에 가서 식습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점심을 먹고 왔던 적이 있었잖아. 내가 그때 놀란 것은 너무나도 내가 야채를 먹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과 앞으로 건강하게 살려면 토끼나 염소처럼 야채를 많이 먹어야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어. 나름대로 점심을 먹을 때도 가급적으로 샐러드나 쌈 위주로 먹는다고 먹었는데 그게 실제로는 매우 적은 양이던데. 


당신과 내가 앞으로는 지금까지 먹은 음식의 독을 서서히 빼내는 작업이 필요한 것 같아. 아마도 해독을 해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겠지. 해독하는 식습관으로 내 몸을 조금씩 방향 전환을 해야 하는 거야. 어느 날부터 건강하게 살고 싶다고 식습관을 180도 바꾼다고 하면 그게 오래가지 못하고 다시 원위치되는 것처럼 매일 조금씩 습관을 들이는 거지. 가랑비에 옷 젖는 것처럼 말이야.  여보, 건강한 몸을 만든다는 것이 마냥 좋은 것만 많이 먹는다고 좋은 것은 아니라는 거야. 때로는 우리 몸에서 나쁜 것을 배출하고 가끔씩은 우리 몸을 비워주어야 하는 거지. 먼저 몸을 비워낸 다음에 조금씩 좋은 것으로 채우는 거야. 즉 비움과 채움이 반복되어야 하는 것처럼 말이야. 중년을 지나고 있는 당신과 내가 앞으로 건강하고 살아가려면 진정으로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필요할 때인 것 같아. 그런 것은 좀 더 자연과 친해지고 자연에서 나오는 것을 자연 그대로 섭취하고 최소한의 노력으로 먹어야 할 것 같아. 그것이 잘 먹고 잘 사는 비결이야.


먼저,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 내 몸을 먼저 비우는 작업부터 하려고 해. 서서히 해독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지. 아마도 매일 아침에 과일과 야채 즙을 먹는 것이 몸에 익혔다고 하면 이제는 좀 더 내 몸에 쌓인 것을 빼내는 작업을 할 거야. 간헐적 단식일 수도 있고 한 끼 단식일 수도 있지만 그러한 방법으로 조금씩 덜어내는 거지. 두 번째로는 내 몸에 좋은 음식, 내 몸에 궁합이 맞는 음식을 하나씩 먹기 시작하려고 해. 막상 알아보니 내 몸에 좋은 것은 다 내 입에는 잘 맞지 않은 음식들이 대부분이던데. 할 수 없이 이것도 다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준비 작업인 것인데 말이야.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이러한 식습관이 내 몸에 어떻게 잘 정착하느냐가 관건인 것 같아. 아마도 당신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 같아. 


여보.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먹는 것에 따라 우리 미래의 생활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당신과 내가 공부하는 것이 잘 먹는 사는 방법이라 좋다. 내가 먹는 것을 너무 좋아하는 것도 한몫 하지만 말이야. 그리고 한 가지 더 중요한 것은 이제 요리를 조금씩 배워 볼까 하는 거지. 물론 지금은 TV 요리 프로에서 나오는 레시피를 따라 하는 수준이지만 몸에 좋은 음식을 잘 먹기 위해서는 잘 만드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이 얼마큼 제대로 되었느냐에 따라 그것을 먹는 사람의 건강에도 매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 그래서 앞으로는 내가 나와 당신을 위해 좋은 음식을 만드는 방법도 서툴지만 몇 가지씩은 만들어야 할 것 같아. 앞으로는 내가 당신을 위해서 요리를 만드는 것도 어쩌면 내 삶 속에 있어야 하지 않을까. 건강해지기 위해서 음식을 잘 먹는 습관을 기르고 그것을 해내기 위해서 음식을 만드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어쩌면 우리가 가장 먼저 배워야 하는 기술 중에 하나였을 지도 몰라. 조상들처럼 가장 먼저 먹는 것을 중요시하는 것처럼 말이야.


이런 모든 것이 잘 먹고 잘 사는 비결을 배우는 거야. 내가 당신에게 좋은 음식, 아니 건강한 밥상을 준비해주는 날도 기대해 봐. 실망하지 않을 거야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전 29화 나만의 보물 지도를 만들자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