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엄 앨리슨,『예정된 전쟁』를 읽고
나는 운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역사를 보았을 때 전쟁이나 내전을 겪지 않는 나라에 태어나 살아가고 있으니까 말이다. 북한이라는 변수가 아직 남아있긴 한데 지금까지 별 무리 없이 살아와서 그런지 전쟁이라는 말이 크게 와닿지 않는다. (아 물론 군대에 있을 때는 논외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전쟁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패권 국가가 고민하는 게 무엇인가를 조금은 엿볼 수 있었다. 여기서도 정치적인 부분이 알 수 있었는데 국가의 리더가 국민들에게 어떻게 비전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전쟁 또는 협상의 선택 여지가 갈리는 듯 보인다.
트럼프가 과거 미국 영광으로 돌아가자며 미국 백인들을 하나로 결집했듯 시진핑은 철저히 하나의 중국이라는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사상을 주입시키고 방향성을 제안한다. 한편으로 패권 국가 사이에 우리의 리더가 말하는 방향성은 무엇인가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데 코로나로 많은 게 묻히는 거 같다. 처음에는 중국과 미국의 패권 다툼을 배우려고 읽어보다가 사회 지도층의 생각과 관점들에 좀 더 흥미를 느꼈다. 복잡한 게 얽혀있는 듯 보이지만 결국 권력을 잃게 된다는 두려움, 명예, 이해관계라는 근본적인 인간적인 모습들에 좌지우지된다는 면에서 사회 엘리트라 불리는 계층들도 근본적인 욕망 상실은 참을 수 없는 고통인가 보다.
책은 보이지 않는 영토싸움을 말하는 거 같다. 사상과 문화가 많이 다르다는 걸 강조하고 국가의 통치 방식과 운영방식을 대조적으로 보여주어 패권국가 간 특징을 유교 문화와 보편 문화의 차이로 묘사해서 이해가 되기 편했다. 전쟁은 피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인류 역사상 가장 긴 평화를 누리고 있는 이 시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새삼 다르게 보게 한다.
한줄평 : 푸틴형 핵얘기 꺼내지도 말고 제발 자연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