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 모두 재활이 필요해, 할 수 있다는 믿음

심리적 재활의 중요성

by 릴리즈맨

급성으로 뇌출혈이 오신 분이라면 참담하실 거다. 자유자재로 움직이지 않는 몸이며,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기에는 많이 힘든 상태일 테니 말이다. 나도 그랬으니까, 어떤 기분인지 잘 안다. 억울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다. 마치 유리잔 안에 검은 잉크를 떨어뜨린 것 마냥 부정적인 기분이 퍼져나가는 것처럼. 걷잡을 수 없이 커졌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날수록 심리적으로 약해지고, 자기 비하가 심해지는 순간들은 자주 찾아왔다. 그래도 그 상태가 오더라도 길게 가져가서는 안된다. 거기에 얽매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회복되는 시간이 더 길어질 뿐이니까 말이다.




물론 쉽지 않다. 진짜 너무 답답해 전부 다 놓아버리고 싶을 때도 있을 거다. 그럴 때는 나를 객관화해서 멀리 보는 연습을 해보자. 부정적인 상태가 지속된 상황에서 재활을 해봤자 어차피 하는 둥 마는 둥 하며 내가 이걸 해봤자 뭐가 달라지겠어하는 생각만 가득 찰 테니 말이다.


나는 그럴 때마다 눈을 감고, 내가 낫게 되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그것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우선순위를 정하는 연습을 많이 했다. 그 당시를 떠올려보면 가장 하고 싶었던 건 악기를 다루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내가 지금 무얼 해야 할까. 그냥 누워만 있는다고 해결될까? 식으로 생각을 많이 했다.


즉 심리적인 안정을 취한 후 행동을 하는 방식으로 신체 시스템을 구상했다. 그냥 무작정 열심히 한다고 뭐가 이뤄지는 게 아니니까. 조금 더 쉽게 접근하자면 게임으로 비유해서 설명할 수 있겠다. 만약 어떤 퀘스트를 받았다면, 그에 합당한 행위를 완료하고 보상을 받아가는 구조로 생각하면 되니까.


난 이런 부분을 심리적 재활이라고 불렀다. 목적과 이유를 구상하고 거기에 맞게 계속 행동하는 것이니까 신체와 마찬가지로 마음을 탄탄하게 만드는 작업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부분은 남이 도와줄 수는 있지만 지속적으로 행하기 위해서는 본인 스스로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 그냥 이뤄지는 건 없으니까.




실제로 치료를 할 때도 그렇다. 긍정적인 분도 있지만, 대부분은 부정적인 표현을 많이 하신다. 내가 이걸 왜 해, 해봤자 달라지는 게 없는데, 네가 뭘 알아 식으로 언급을 많이 하신다. 그럴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그래서 이런 상황에는 재활보다는 심리적으로 먼저 접근하는 편이다.


왜 재활을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행동과 노력이 필요한지 하나씩 설명을 해드린다. 거기에 덧붙여 나도 예전엔 침대 생활을 했었다 설명드리고, 포기하지만 않으면 절대 몸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심어 드린다.


개인적인 경험 상 하는 둥 마는 둥 하며 재활을 해봤자 좋은 결과가 나올 리가 없다. 그래서 심리적인 안정을 도모하고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게 훨씬 효율적으로 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링컨의 명언 중에도 비슷한 말이 있다.


나는 나무를 베기 위해 6시간이 주어진다면 4시간은 도끼날을 갈고, 2시간은 나무를 베는데 쓰겠다고. 딱 그 말이랑 일맥상통한다. 내가 어떤 상태인지, 내가 왜 이걸 해야 하는지 스스로 명확하게 중심을 잡고 움직인다면 그렇지 않은 분보다는 훨씬 속도감 있게 회복될 거라 자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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