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하루의 이야기
오늘 아침, 아이들이 등교한지 3분도 채 되지 않은 시각이었어요. 전화가 한 통 왔고, 발신자 이름이 "이쁜슬이"였지요.^^ '뭘 두고 갔나?', '혹시 무슨 일이 생겼나?'하는 전화할만한 이유가 되는 가능성들이 순식간에 머리를 스치며 바로 받은 전화에서 저는 예상치 못한 감동으로 온통 마음이 노란빛으로 물들어버린 것 같았어요.
엄마!
우리 집 앞에 꽃이 피었어요.
노. 란. 꽃.
노. 란. 꽃.
또박또박 한음절 한음절 발음하는 그 목소리가 제 마음에 선명하게 그 꽃을 그리고 번지게 하고 물들여놓았지요. 꽃이 피었다는 소식을 가장 먼저 엄마에게 전해주고 싶은 딸의 마음이 고맙고 등굣길에 아파트 화단에서 꽃을 볼 줄 아는 여유가 있었던 딸의 마음이 예뻤어요.
미세먼지가 며칠간 마음을 괴롭혔고, 미간을 찌푸리게 했고, 우리의 입과 코를 마스크로 막아버렸고, 창문을 닫아버렸으며,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뛰어놀 수 있는 기회를 빼앗아버렸었는데... 전보다 훨씬 미세먼지가 걷혀진 것 같은 오늘, 아이들 눈도 열리고, 걸음 속도도 느려지고, 마음도 활짝 편 모양입니다.
아침, 딸의 전화 한 통으로 온통 봄이 가득 찬 것 같은 우리집입니다.
어제 단톡방에서 국민청원 하나가 링크 걸린 걸 보았어요. 요즘 뉴스에도 미세먼지 심한 날은 학교 휴교령을 내려야 한다는 학부모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내용이 나오던데, 아이들 건강에 관심이 더 많이 쓰이는 요즘, 함께 마음을 모으면 좋을 것 같아서 이곳에도 링크 걸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국민청원 제목은 <아이들의 공간인 학교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해주세요>입니다. 공기청정기가 미세먼지에 대한 답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보호는 해야 할 것 같습니다.ㅠㅠ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164871?navig
오늘은 미세먼지가 걷히고 밤부터는 황사가 온다더군요. 뛰어나가고 싶었던 나의 어린 시절의 봄은 이제 공기 때문에 결코 나갈 수 없는 봄이 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그래도, 우리가 오늘 웃을 수 있는 행복들을 놓치지 않기를 바라봅니다.^^
The Well-beloved
다 같은 부모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