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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귀가 열린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의미 있는 '듣기' 방법



[영어 귀가 열린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엄마표 영어에서 '듣기'를 위한 방법은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영어 영상을 자막을 끈 상태에서 보는 것, 두 번째는 영어 소리를 오디오나 펜을 통해 듣는 것, 세 번째는 엄마가 읽어주는 영어 그림책을 듣는 것이에요.


아이가 동영상을 시청하면서 어떤 부분에서는 웃고, 그 내용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거나 혹은 엄마가 읽어주는 그림책을 아이가 재미있게 듣고 있고, 그 내용을 이야기하는 것도 들린다라고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진정한  영어 귀가 열린다는 것의 의미는  영상을 보지 않고도, 그림책의 그림이 빠져있는 상태에서 그것을 소리만 듣고도 알아듣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영상을 시청하거나 그림책을 볼 때에는 시각에 의존하여 내용을 파악해버리기 때문이에요.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처음 듣는 이야기나 내용을 있는 그대로 듣고 이해하는 과정입니다.


 처음 들은 내용을 귀로만 듣고 바로 이해하는 과정은 엄청난 시간을 소요해야 가능해집니다. 단순히 동영상을 시청하면서 웃는다거나 이야기한다고 해서 온전히 그 아이가 소리로만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고 할 수는 없어요. 또는 아이가 집중 듣기를 해서 그 내용을 안다고 해서 그것이 귀가 뚫렸다고 할 수 없는 것은, 문자를 통해 글을 이해하는 도움을 받았기 때문인데, 어찌 되었든 이런 행위들이 오랫동안 시간을 들여 행해진다면 귀가 뚫리는 일이 가능하겠지요.



두 아이들 엄마표 영어 5년 차입니다.  두 아이는 기질이 다르고, 발전 속도도 다릅니다. 둘째는 청각형 아이예요. 보는 것과 듣는 것을 잘하는 편이지요. 책보다는 영상이나 소리에서 더 많은 것을 깨우칩니다.

둘째는 언니 덕분에 어린 나이인 3세부터 노출이 된 상태이고, 의도치 않게 영상과 소리에 노출이 많이 되어 있는 아이입니다. 그렇다 보니 자신의 수준보다 높은 디브이디나 음원에 노출되어 있어요. 잘 때도 집중 듣기를 하던 언니 덕분에  7세부터 AR 2~3점대 주니 비 존스나 웨이사이드 스쿨 등의 챕터를 듣고 잠이 들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둘째가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안 자고 있길래 들어가 보니, 이 녀석이 그 음원이 재미있어서 그걸 듣느라 잠을 못 자는 거예요. 그리고는 다음 날 그 책으로 집중 듣기를 하고 싶다더군요. 

어느 날은, 늦게 일어나 밥을 먹이는데, 일찍 일어난 언니가 3점 후반대의 집중 듣기를 하고 있었어요. 근데 밥을 못 먹고 그 음원을 계속 듣더니 그 책의 내용을 이야기하더군요. 그리고는 그 음원을 밤에 틀어달라고 말했죠.

그 경험으로 봤을 때, 굳이 정의를 내리자면 '귀가 뚫린다'는 말은 영상이나 책 속의 그림이나 문자의 도움 없이 소리로만 들었을 때, 그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가는 것을 의미하는 것임을 깨달았지요.  



'듣기'가 잘되도록 하려면,
1. 수준에 맞는 영상을 보여주는 것.
2. 수준에 맞는 책을 다독하는 것.
3. 수준에 맞는 책, 즉 이해가 가능한 수준의 책 음원을 자주 들려주는 것.


이 세 가지가 필수적입니다.


그래서 못 들어서 영상 화면에만 의지하게 만들지 말고, 못 알아들어서 그림만 쳐다보게 만들지 말고, 엄마가 이해 가능하게 읽어줬으면, 그 책에 대한 음원만 들었을 때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활동이 필수적이에요.

이것은 제가 '수리수리 프로젝트 온라인 회원'들에게 계속 강조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영상의 수준이 지나치게 높을 경우 귀로 담아내기보다는 화면에만 의존하여 영상을 시청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듣기의 발달이 아이가 봐줘야 할 수준을 봐줬을 때보다 훨씬 늦게 발달하게 됩니다. 또, 영어 소리를 들려주는 방법으로 엄마가 읽어주는 그림책에만 의존하게 되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됩니다.  물론 유아들에게 영상 노출을 꺼려하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가능한 영상 노출을 늦추고 싶어 하시지만 유아들의 경우에는 영상 노출에서 많은 효과를 볼 수 있지요.


다른 노출 없이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만으로 엄마표 영어를 진해하는 경우 여러 가지 문제가 동반이 됩니다. 엄마가 아무리 잘 읽어준다고 해도 엄마는 원어민이 아니며, 원어민처럼 제대로 된 발음을 전달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그림책 한 권이 담고 있는 어휘와 문장은 그다지 많지 않아요. 또, 그림이 빠진 상태에서 오로지 귀로만 듣고 이해하는 과정이 빠져있으므로, 아이는 제대로 '듣기'를 위한 훈련이 빠져 있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엄마표 영어는 영상 보기, 소리 노출, 그림책 이 세 가지가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림책을 통해서 알고 있는 내용이나, 이미 시청한 영어 영상을 소리로만 듣게 되면 이미 보거나 들었던 경험치가 있기 때문에 아이들은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런 경험들이 쌓이면 새로운 내용의 소리도 들을 수 있는 아이로 성장하며 그 과정에서 말하기가 강화됩니다.




'듣기'는 언어 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지만, 가장 지나치기 쉬운 영역입니다. 이것은 학원 같은 다른 곳에서는 채워줄 수 없는 부분인데, 영어를 학습으로만 배웠던 엄마들에게는 중요치 않은 과정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듣기의 과정이 먼저가 아닌, 파닉스부터 가르치는 경우가 많지요. 차라리 그런 엄마표 영어를 하려거든 더 잘 가르치는 선생님에게 애를 맡기고, 집에서는 인풋만 쌓아주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겁니다.


소통하는 영어를 아이에게 주고 싶다면, 아이가 영어 소리를 듣고, 이해할 수 있도록 시간 투자를 해야 합니다. 소통의 기본은 상대의 말을 듣는 것부터 시작이니까요. 들을 수 있는 그래서 들어야 하는 수준을 충분히 들었을 때, 영어는 입 밖으로 터지게 되어있어요.


제대로 인풋이 들어갔다면, 아이는 영어로 아무 말대 잔치가 일어나기 시작해야 합니다.  아이 수준보다 지나치게 높은 '듣기'는 아이가 귀로 담아내지 못해 그것을 그대로 모방하기는 어렵습니다. 프로젝트를 함께한 이웃님들의 아이들은 제대로 노출이 된 6개월 이후부터 아이들이 영어로 말하기 시작했다는 공통된 후기를 전하고 있지요.


<그림책읽고 리텔링하기>

<놀면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일상 생활영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아이들>




어찌 보면 이런 반응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아이들이 모국어를 배웠던 과정을 떠올려 보세요. 자주 들었던, 자기 수준에서 따라 말하기 쉬운 단어나 문장부터 말하기 시작합니다. 영어도 마찬가지예요. 인풋은 그런 것들로 차곡차곡 쌓어줘야, 훨씬 효과적이에요. 단계를 계속 올리기보다는 비슷한 수준의 소리와 영상을 넓게 넓게 옆으로 확장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요.


그래서 소리로만 알아들을 수 있는 단어와 문장들을 계속 늘려 가다 보면, 처음 본 책의 내용도 듣고, 이해하는 날이 오게 되어 있어요.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지금 '엄마표 영어'를 하는 것이겠지요.


여러분은 어떤 엄마표 영어를 하고 있나요? 정말 제대로 된 엄마표 영어를 하고 있나요?

아이의 발전이 더디다고 고민하기보다는 지금까지의 방식이 잘못되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체크해보세요.

그리고 오늘부터라도 하루하루 의미 있는 '듣기'를 하기 위해서 노력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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