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에 대해 특히 돈을 불리고 투자하는 것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독서였다. 책은 내가 모르는 부분을 집약적으로 알게 해주는 보물상자였다. 처음엔 도서관에 가서 제목이 마음에 드는 책을 빌렸다. 내가 월급쟁이였기에 월급을 모아 부자가 된다든지 월급쟁이로 투자를 해서 성공을 한다는 내용의 책을 주로 읽었다. 다음엔 돈을 모으는 방법과 통장관리에 관한 내용이 담긴 책들도 읽었다.
그야말로 난독의 시기였다. 이 책 읽다가 마음이 급해 또 다른 책으로 갈아타고 책에서 소개된 다른 책이 있으면 찾아 읽었고 나중엔 ‘돈, 재테크, 부, 부자’와 같은 핵심어가 들어있는 책을 읽었다. 물론 처음에는 이것 읽는다고 뭐가 달라질까 싶기도 했다. 다 늙은 나이에 돈, 부, 부자, 재테크 관련 책을 빌리는 것도 부끄러웠다. 젊었을 때 했어야지 이 나이가 돼서 이 판에 기웃거리다니, 자괴감도 들었지만, 독서를 멈추지는 않았다. 내가 빌린 책들은 제목이 보이는 채로 그냥 들고 오기가 부끄러워 에코백으로 꽁꽁 싸매 들고 왔고 읽을 때는 A4용지로 책 표지를 싸서 읽었다.
책을 읽은 지 일 년이 지나니 자본주의 경제 사회에서 인간이 살아가는 원리에 대해 조금 알 거 같기도 했다. 노동으로 비유되는 몸을 써서 돈을 버는 삶과 돈이 돈을 버는 삶의 차이에 대해 알고 나이가 들어 노동으로 돈을 벌지 못할 때도 돈이 들어오는 구조를 만들어 놓는 것이 진정한 재테크이자 노후대비라는 것을.
많은 책을 읽었지만 읽은 책을 꼼꼼하게 정리하지는 않았다. 솔직히 같은 이야기가 반복된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일단 나에게 돈이 왜 필요하고 돈 관리의 필연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아는 것이 내겐 중요했다. 무턱대고 이걸 해야 해, 하는 말은 나에게 반발심만 불러일으킨다. 이걸 왜 해야 하는지, 하지 않았을 때 어떤 문제점이 있고 그것이 내가 원하는 삶에 어떤 문제를 불러일으키는지에 대해 조곤조곤 이야기해주는 부류의 책을 나는 선호했다. 일종의 정신무장이 필요한 상태였다.
책들은 계속 ‘수입보다 지출이 많으면 절대 부자가 될 수 없다’라는 내용을 강조했다. 얼핏 보면 초등학생도 알 만한 내용이 아닌가. 버는 것보다 쓰는 게 많은데 어떻게 부자가 된단 말인가. 그런데 지난 나의 삶을 돌아보면 이 단순한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살아왔다. 늘 지출을 적게 하려고 해도 갑자기 튀어나오는 지출의 구멍을 메우며 허덕였다. 삶은 늘 자주 구멍이 났고 간단명료한 원칙을 지키며 사는 게 쉽지 않음을 나는 알고 있었다. 이 원칙을 지키기 위해 책에서 강조한 것은 ‘절약, 절약 또 절약’이다. 돈이 나갈 구멍을 미리 배제하고 수입 중에서 일정 부분을 선저축하고 남은 돈으로 예산을 세워 한 달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중요한 내용을 정리해 놓은 부분에서 저자가 강조한 부분을 살펴보면 이렇다.
<이웃집 백만장자>
부자를 묘사하는 단어 세 개는 어떤 것들일까?
절약, 절약, 또 절약!
소비를 계획하고 통제하는 것은 재산 축적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 요소이다
<자동 부자 습관>
재테크에서 필요한 건 오직 시스템을 자동화시키는 것뿐입니다.”
얼마나 버느냐’보다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 -
남들보다 빨리 돈을 모을 수 있었던 비결은 단지 쓰지 않아도 될 일에 쓰지 않는 것뿐이었습니다.
<딸아, 돈 공부 절대 미루지 마라>
더 이상 돈이 없어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말은 믿지 마라. 돈이 없으면 그나마 있던 행복도 무너지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그러니 하루빨리 금융 문맹에서 벗어나려 노력해야 한다. 마음만 먹으면 대학 졸업장이 없어도 잘살 수 있고, 영어를 할 줄 몰라도 사는 데 별다른 지장이 없을 수 있지만, 금융 문맹은 앞으로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규칙적인 수입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그러니 돈에 휘둘리지 않고 싶다면, 당장 쓸 생활비가 없어 손실이 난 주식이라도 팔아야 하는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다면, 언제 어디서든 재정적인 안전감이 무너지지 않도록 잘 살펴야 한다. 그것이 경제적 자유의 기초가 됨은 물론이다.
<부자 수업>
부를 축적하기 위해서는 내가 쉬는 동안 나 대신 열심히 일할 아바타가 필요하다. 작가나 작곡가는 그들이 쉬는 동안 그들의 작품이 돈을 번다. 연예인은 그들이 쉬는 동안 그들의 얼굴과 출연한 방송물이 돈을 번다. 자본가는 그들이 쉬는 동안 그들의 자본이 돈을 번다. 기업가는 그들이 쉬는 동안 직원들이 돈을 번다. 일종의 아바타론이다. 반면 월급쟁이는 자신의 노동력을 판 시간 동안은 꼼짝없이 자유를 제약받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본인이 몸을 놀리지 않는 동안은 어떤 수익도 발생하지 않는다. 안타깝지만 이게 현실이다.
지금 내게 필요한 건 소비의 최저 기준을 낮추는 것
<짠테크>
제발 필요한 곳에 돈을 써라! 원하는 곳에 쓰지 말고.
<15억 작은 부자 현주 씨의 돈 관리 습관>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데 있어 좋은 판단력이란 무엇일까? 너무도 당연한 말이겠지만 첫째는 파도를 보는 것과 같이 현재 경제 상황을 잘 파악하는 것이고, 둘째는 파도를 만드는 바람 즉, 경제 상황의 주된 변화 요인을 잘 아는 것이다. 매우 거창해 보이지만 사실 이런 능력도 매일의 습관을 통해 키울 수 있다.
책에서 배운 내용은 일단 이런 마음가짐으로 돈을 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를 계획하고 통제하는 것은 재산 축적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 요소
얼마나 버느냐’보다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
쓰고 나서 저축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저축하고 쓰는 구조 중요.
종잣돈을 모으기까지 절약, 절약, 또 절약!
나에게 들어오는 월급은 지금의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고 미래의 나까지 아우르는 것이기에 최대한 절약해서 모아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 내가 원한다고 돈을 쓰지 말고 필요한 것이 아니면 돈을 쓰지 말아야 한다. 그랬다. 나는 꼭 필요하지 않더라도 욕망이 생기면 지갑을 열었다. 욕망은 변덕이 심했고 원했던 것이라도 손에 넣으면 시들해지기도 했다. 그러니 욕망에 따르지 말고 꼭 필요한 곳에만 돈을 쓰라는 거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돈을 모으고 불리는 과정에서 시간은 너무나 중요한 요소이다. 이미 그 시간을 허비해 나같이 정년에 이른 사람은 기회를 놓친 것이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나처럼 시간이 부족한 사람은 나에게 남겨진 시간까지 내게 주어지는 재화를 규모 있게 사용하는 기술을 터득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나중에 언급하겠지만 건강 관리이다. 건강하기만 하면 남은 시간에 주어진 돈을 적절하게 배분하여 규모 있게 쓸 수 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아직 정년이 한참 남은 분이라면, 시간의 힘을 꼭 기억하시길.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이 과정을 기억하고 시작해야 한다. 하루는 짧지만 이십 년, 삼십 년은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는 긴 세월이다.
그리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관련 독서를 꾸준히 하시기를, 그리고 배운 대로 실천하는 삶을 사시기를.
알았으면 실천하라.
결국, 그것이 내가 책에서 배운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