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먹고사는 그림일기
주량을 모르는 시절.
거의 잠탱이로 집 근처 지하철역에 내려져
부모님에 이끌려 집에 온 적이 있다.
그래서 그 이후로 술 마실 때는
정신줄 붙들어 메며 마시곤 한다.
그 후 어느 날, 술자리.
혼나긴 싫고, 술 먹고는 싶어서
정신 차리며 술을 마시고는
집에 돌아가는 길이었다.
버스에서도 정신 줄 안 놓으려고
자리 많은데도 불구하고 일어서 왔고-
집 잘 찾아오려고
비틀비틀 걸으며 통화하면서 오고
결국!
집에 무사히 잘 도착했다
안도의 한숨과 함께
졸려도 눈을 보호하기 위해
렌즈도 빼고, 화장도 지우고 잤는데
다음 날..!
일어나서 보니
렌즈 통에 렌즈가 낑겨서
찢겨 있었다.
(렌즈통에 렌즈를 확 넣고 뚜껑 닫지 않고
걸친 상태로 뚜껑 닫고 돌린)
그냥...
그 날 렌즈 끼고 잘걸.
눈이냐 렌즈냐를 선택한다면 당연 눈이지만...
나는 그 날 술값 + 렌즈 2개 값의 술을 마신 것이었다...
그리밀기 연재 (2016)
일러스트: 고고핑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