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은 렌즈 끼고 자는 것이 옳다

자고먹고사는 그림일기

by 고고핑크


[그리밀기 26화]

"그 날은 렌즈 끼고 자는 것이 옳다"



주량을 모르는 시절.
거의 잠탱이로 집 근처 지하철역에 내려져

부모님에 이끌려 집에 온 적이 있다.

그래서 그 이후로 술 마실 때는

정신줄 붙들어 메며 마시곤 한다.


그 후 어느 날, 술자리.

혼나긴 싫고, 술 먹고는 싶어서

정신 차리며 술을 마시고는

집에 돌아가는 길이었다.


버스에서도 정신 줄 안 놓으려고

자리 많은데도 불구하고 일어서 왔고-

집 잘 찾아오려고
비틀비틀 걸으며 통화하면서 오고

결국!
집에 무사히 잘 도착했다


안도의 한숨과 함께

졸려도 눈을 보호하기 위해

렌즈도 빼고, 화장도 지우고 잤는데


다음 날..!

일어나서 보니

렌즈 통에 렌즈가 낑겨서

찢겨 있었다.

(렌즈통에 렌즈를 확 넣고 뚜껑 닫지 않고

걸친 상태로 뚜껑 닫고 돌린)


그냥...

그 날 렌즈 끼고 잘걸.

눈이냐 렌즈냐를 선택한다면 당연 눈이지만...

나는 그 날 술값 + 렌즈 2개 값의 술을 마신 것이었다...




그리밀기 연재 (2016)

일러스트: 고고핑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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