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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사비맛 찹쌀떡 Jul 01. 2022

지속 가능한 삶이란


장마라고 하더니 폭염이 쏟아진 하루. 하필이면 그런 날, 나는 걷기를 선택했다.

그래도 더위가 무섭긴 했으니, 더위를 피하면서도 걷기 위해서 일부러 숲이 있는 코스로 골랐다.


그리하여 걷게 된 올레길 3-A 코스 중, 통오름과 독자봉.


오름까지 가는 길에 잠깐 아스팔트 길을 걸었다고 땅에서부터 올라온 더운 공기가 내 몸을 덥혔다.

그래도 오름으로 들어가면서부터는 나무가 만들어 준 그늘 안에서 시원하게 걸을 수 있었다.

아, 산 위에서 부는 바람이 시원하다는 옛 노래가 절로 나왔다.



통오름 입구에서


자연 바람이 제일 좋구나.


에어컨이 익숙해지기 시작하면서 에어컨이 최고라고 생각했다. 


[대한 에어콘의존 민국] 


숨 막히는 더위를 피하게 해 준 에어컨을 예찬하면서도, 정작 그 바람을 맞으면서 우리는 냉방병을 조심하고, 전력난을 염려한다. 빌딩과 아스팔트로 뒤덮인 도시는 실제 온도보다 더 뜨거운 불지옥이겠지만, 결국 불지옥에서도 우리를 구원해 주는 것이 에어컨이 아니었다. 


도시 안에서도 자연의 바람을 느끼게 할 환경을 조성할 순 없을까?


역대 가장 빠른 열대야 시작, 벌써부터 시작된 폭염. 우리는 그저 ‘아 오늘 덥다’ 하고 익숙해지면 되는 건지, 그저 에어컨만 더 설치하면 되는 건지. 더위를 피하는 방법들이 결국엔 지구를 더 뜨거워지게 만들 텐데.


오후 3시 무렵, 더운 햇볕을 피하고자 그늘에 잠시 서 있었지만 시원하지 않았다.

한 모금 물을 마시고 다시 햇빛 속으로 발을 뻗어 걸어 나갔는데, 그제야 시원한 바람이 느껴지더라.


앞으로 나아갈 때, 그 길이 햇빛 아래일지라도 바람이 내게 불어오게 된다는 것.

내가 편하고자 그늘에 가만히 서 있는다고 변화가 생기지는 않는다는 것. 


숲 길을 걸으면서 ‘아 너무 좋다’ 감탄하게 하지만, 숲 속 걷기는 사색의 경험도 하게 해 준다.


이런 사색의 시간을 내어주는 것이 도시와 제주의 차이가 아닐까. 어딜 가도 우리의 욕망을 자극하는 서울. 그러나 6일간 일 하고 하루를 쉬었던 성경 이야기처럼, 우리에게도 쉬어가는 여백과 사색의 시간이 필요하다.


소비하는 사람들이 아닌,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고, 우리가 잊고 있었던 하늘, 숲, 나무, 꽃과 바다가 자연스러운 삶. 자연 기반 해법(nature-based solutions)을 찾으려는 노력. 그러기 위해 자연 속의 경험이 주어지는 여백이 있는 라이프 스타일. 


그런 삶이 요즘 말하는 ‘지속 가능한 삶’에 더 가깝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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