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이라고 하면 물리적으로 육지와 단절되어 있기에, 고립감, 외로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우도를 걷기 전 까지는 몰랐다. '섬 속의 섬'인 우도는, 엄청나게 고독한 곳이라는 것을.
우도는 땅콩이 유명하고, 산호해변이 예쁘고, 전기스쿠터를 타는 곳이다- 에 더하여, 사람의 고독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고독이라는 것이 그냥 ‘혼자 있는 상태'라고 생각했다. 반드시 나쁜 뜻은 아니겠거니 했는데,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니 ‘외톨이’, ‘외롭고 쓸쓸함’을 의미한다고 한다. 거기다가 '고독사' 혹은 '왕따'라는 사회적 문제와 결합이 되면서 안타깝다, 불쌍하다, 문제가 있다- 등으로 부정적인 시선이 더해진 건 아닐까.
복잡한 도시 생활에서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 사람 때문에 외롭고 고독해지는 우리들. 사람들 속에 있으면서도 사람들 때문에 외롭고, 쓸쓸한 삶. 그럼에도 ‘혼자 있는 것’, ‘고립된 것’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적 시선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우도에서 한라산을 품고 있는 제주도를 바라보며, 내가 얼마큼이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실감이 되었다. 마을이 조용한만큼, 오히려 관광객이 섬에 사람의 소리를 더하는 곳.
그러나 우도를 한 바퀴 돌면서 만나는 자연 안에서는 홀로 있어도 결코 혼자인 것이 아니었다.
웅장하고 평화로웠던 우도봉. 조용하고 아담한 밭 담길. 우연히 볼 수 있는 소와 말들. 그 풍경 속에서 나는 혼자 있었지만, 결코 안타깝거나 불쌍하거나 문제가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사진출처 Leio Mclaren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