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서율 Nov 14. 2023

이별할 땐 말없이

그냥 가세요 

말하지 않아도 알게 되는 것이 있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할 때, 

사람이 사람과 이별하려 할 때.


두 가지의 상반되는 눈동자가

한 사람의 눈에서 나올 때

심장은 말 그대로 쿵하고 내려앉겠지.


삶은 참 신기한 것이어서, 맞아 그렇지, 

태양이 떠 있는 밝은 낮 동안에는, 슬프지 않다.

밤이 되어서야 고스란히, 흘리지 못한 눈물들이


마음속에서 폭포가 되어 내린다.

소리 없이 조용히, 격렬한 것이었을 감정이 그대로

저 멀리 심연 같은 곳으로 빨려 들어가듯 사라져 버린다.


찰나의 슬픔과 찰나의 기쁨을 기억해 보려 하지만,

한 때 내게만 아름다웠을 그 사람에게, 조용히 해 줄 말이 

씩씩한 '안녕' 밖에 없다는 게 참담하다. 


***********************************************************************************************오랜만에 글을 올리려 들어왔다.


마음이 동해서 무엇인가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부끄럽게도 들지 않을 만큼 무미 건조한 나날들의 연속이었다. 일이 바쁘다고는 해도, 내 몸과 마음의 건강이 우선이었는데, 바보처럼 무엇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할지 모르는 채 몇 달을 살았다. 그러다가 잠시, 예기치 못하게 삶이 내게 경고를 해 올 때가 있다. 바로 오늘처럼. 


예기치 않은 곳에서, 예기치 않은 소식을 들을 때. 불과 몇 년 지나지 않았지만 너무 오래 전인 것 같은 나의 모습을 일깨워주는 사람을 만날 때. 


나는 감사하고 또 미안하다. 몇 년 전엔 소중했던 것들이 더는 그렇지 않음을 알기에. 몇 년 전의 내 모습이 지금의 내 모습이 아님을 알기에. 지난 일을 너무 빨리 잊어가는 것 같아 슬프다. 계속 여기에서 살아남으려고 이기적으로 달려온 것 같은데 정작 내가 아닌 회사만을 위해 달려온 건가 싶어서 씁쓸하다.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을 발견하고 또 해 나가기에 삶은 얼마나 더 험난해야 하는가?

진짜를 알고 있으면서 보지 않으려고 하는 위선은 이제 그만하고 싶은 마음에 몇 자 적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가을을 남기고 떠난 사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