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 별이 진다네

by 고카


개 짖는 소리와 풀벌레 소리. 시골에서 나고 자라온 나에게는 그 소리가 흔한 소리이다. 어린 시절 그 소리는 시골의 포근함과 편안한 마음보다는 밤하늘에 드리우는 별자리가 오히려 나를 가두는 큰 새장처럼 느껴졌었다. 지금에서야 그때의 그 소리와 정취가 아름다웠음을 깨 닿지만 그때의 나에겐 매일 듣는 그 소리와 풍경이 지긋지긋하고 답답하기만 했었다. “더 큰 세상이 있을 거야?”라는 막연한 기대의 크기는 내가 알고 있는 시골이라는 작은 동네의 크기까지였다. 그렇게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되면서 내가 알아가는 세상의 크기가 커졌다. 점점 더 커지는 생활의 반경은 신기함과 즐거움보다는 그 큰 세상에 비해 작았던 내가 초라하고 작게 느껴져 위축이 되곤 했었다. 특히 고등학교 시절에는 군보다는 조금 큰 시 단위의 지역이었지만 하루에 6~8대뿐인 마을버스를 타고 나가서 누리는 큰 영역이었다.


어떻게든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고 한국에서는 지방이 아닌 서울로 가려고 했던 욕심은 그 작은 세상에서 큰 세상으로 나아가는데 겪어야 했던 어려움을 나의 아이들에게는 쥐여주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렇게 아이들은 대도시에서 나고 자라고 지금은 서울이라는 곳에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가끔은 내가 갇혀있다고 느꼈던 새장에서 더 풍요롭고 더 큰 행복을 누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자연이라는 더 원초적이고 근원적인 생명의 가치와 인생의 의미를 찾아떠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었다. 그 작은 시골 마을에서 드넓은 우주에 펼쳐진 별들을 헤아리며 밤하늘을 바라보던 기억은 삶의 좋은 추억임과 동시에 위로가 되고 있다. 아이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주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하루 종일 학교와 학원에 치이고 심지어 주말마저 자유를 박탈당하는 모습을 보면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다가오는 주말엔 아이들에게 밤하늘의 별을 보여주러 떠나야겠다. 내가 느꼈던 광활한 우주가 주는 숨 막히는 중압감과 고독감이 우리 아이들에게는 어떤 의미와 느낌으로 다가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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