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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읏 Sep 17. 2020

겨울왕국 속  블루 베리

블루베리와 베리 블루 한 하루


창 바깥쪽 작은 공간.

내 키만 한 블루베리 3그루가 있다.

베리가 달릴 때마다 톡톡 따서 먹으려 했으나

베리가 맛이 없다.

새콤달콤해야 할 베리는 새콤하기만 했고 

그래서 어느샌가 아이들로부터 외면당했다.

그리고 겨울왕국에 갇혔다.




여름내 ‘동동’ 거리며 매달리던 베리 나무는 

늦은 휴가를 즐기고 있다.


이제는

따먹을 열매도 없고 

맛있는 빵집도 없고

놀러 갈 장소도 없고

심심한 애들만 있다



그래서

겨울왕국에서 시퍼렇게 ‘씩씩’ 거리는 베리들을 꺼냈다.


그리고




버터를 듬뿍 넣은 소보루를 만들어 꾹꾹 눌러 파이를 만들고

그 위에 얼어붙은 블루베리들을 설탕에 버무려 골고루 뿌리고

다시 보슬보슬 소보루로 덮어주었다.




모든 일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사진처럼 아름답거나 행복하지도 않다.


그러나 

어떤 기억은 되돌아보면 추억이 될 수 있다.

지금처럼

갇혀있는 베리처럼

갇혀있는 아이들은

지금의 여름날들을 어떻게 기억할지..

뜨거운 태양 아래 맘껏 뛸 수도 숨 쉴 수도 없는 씁쓸한 기억 들 중

그래도 가끔은 달콤한 날도 있었구나 하는 추억을 만들어 보려 한다.




 

오늘도 

베리베리

블루 블루 한

하루가 되길!




여기서


히읏!



photo by / hahee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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