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걸친 사찰
보통의 시대,
보통의 날씨
그리고
보통의 날이었다면
나는 이 곳을
이렇게 둘러보고 삼문을 빠져나와
또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을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지금 이곳은 잠시 둘러보는 곳이 아니라
멈춤과 흐름을 반복하며 서있는 곳이 되었다.
작년 가을에도. 그 봄에도, 언젠가 겨울에도 이곳에 왔다.
이곳은 변하지 않았고 그대로다.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 바뀌어가고 있었다.
나의 시선 또한 점점 집중이라는 것에 익숙해지기 시작하는 듯하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찰나의 순간이지만
조금씩 그리고 천천히
공간과 공간을 바라보고
그 공간의 깊이를
평면의 구성을
다양함의 조화로움을
하나씩
하나씩
살펴보기 시작한다.
빛과 그림자
평면이 주는 조화로움
공간의 깊이가 주는 아름다움과.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과
자연.
그리고
가장 아름다운 것은
다름 아닌
' 사람 ' 이 아닌가.
그림자처럼
먼발치에 서서
오늘
문득 사람이 그리워지는 하루가 되었다.
여기서
히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