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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박도 Mar 04. 2018

강아지를 집으로 데려오는 합법적인 2가지 방법

전문 브리더에게 분양받으면 좋은 점까지.

강아지를 집으로 데려오는 일은 최소 한달~두달, 길게는 몇 년을 고민해야하는 일이다. 일주일만에 "강아지 너무 귀여워 사오자(?)"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절대 경계해야한다. 15년 함께할 것을 생각해야하는 일이다. 거의 결혼하듯이 강아지를 입양해야하는 거다. 일주일만에 결정할 수 없는 문제라는 것. 고민의 시간에 동반되는 것은 바로 '검색'이다.


처음 왔을 때.



수시로 유기견 입양앱 확인하기

나와 가장 맞는 녀석을 찾아보는 것

   

비슷한 시기에 같은 팀원도 고양이를 데려오려고 준비중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수시로 입양앱을 확인해, 이 녀석 어떠냐고 서로 정보를 주고받곤 했다. 이 앱도 그 팀원이 알려준 것. '포인핸드(Paw in Hand)'라는 앱인데, 전국 보호소에 있는 유기견들의 정보가 모두 올라온다. 매일매일 업데이트 되는데, 보호소에 들어온 강아지, 고양이들은 혹시 주인이 잃어버렸을 가능성을 두고 '실종'으로 표기된다. 실종기간이 지났을 경우, 입양신청을 할 수 있다.


슬픈 것은, 대부분 나이가 많고 아픈 녀석들이 보호소로 들어온다는 점. 또 하나는, 귀여운 시기가 지나고 성견의 형태를 갖추게 되는 1살 무렵의 아이들이 많다는 거다. 온도를 키워보니, 아프면 정말 상상 초월로 돈이 많이 든다.귀여움은 6개월 때가 절정이고 그 후론 다큰 강아지의 모습이 되는 것도 알겠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아지를 입양하고 데려왔다는 건 그 모든 걸 감수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던가.


새끼 시절, 귀여울 때만 보고 강아지를 데려오고, 녀석이 개춘기가 된 7-8개월 때 그냥 막 버리는 것. 사정을 떠나서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강아지, 고양이를 버리는 사람들의 인성은 어떻게든 변명의 여지가 없다. 내 주변에서 강아지를 버린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과 계속 인연을 유지해나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사지말고 포인핸드로 입양하세요

유기동물 입양 & 실종동물 찾기는 포인핸드 (Paw In Hand) 전국의 보호소의 유기동물과 사람을 이어주는 따듯한 서비스입니다.

반려동물을 입양할 때 반려동물을 잃어버렸을 때 포인핸드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포인핸드는 정부나 보호소와 관련이 없습니다. 보호소나 동물에 대한 문의는 앱 내에 표기된 전화번호로 문의하셔야 합니다.

[주요기능]
1. 전국 보호소 유기동물 정보 실시간 조회
2. 유기동물 상세정보 및 입양방법 제공
3. 실종/ 보호/목격 신고기능
4. 스토리 (입양후기, 입양홍보, 임시보호)
5. 유기동물 정보 SNS 공유

지금 이 순간에도 여러분이 살고 있는 지역에 많은 유기동물들이 구조되고 있습니다. 작은 관심으로 이 동물들에게 희망을 선물하세요.



어떤 이유든 버려서는 안될 가족.

자신이 버려진 걸 알고, 상처받는 동물들


귀엽고, 사람도 잘 따르는 녀석들 중에 집사의 사정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버려진 녀석들도 물론 있다.(이해할 순 없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의 시선은 가혹하다. "버려질만 하니까, 짖거나 물거나 지옥견이라 그런 거 아니야?"라고 편견을 갖는다. 그런 편견들이 모여 유기견 입양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낳기도 한다.


'그런데 가족을, 그렇게 함부로 버릴 수 있나? 자기 자식이 아프다고 버리진 않잖아, 자기 자식이 미친 말썽꾸러기라도 품고 살아가잖아, 자기 엄마가 치매걸렸다고 길바닥에 버리나, 아니잖아...' 말 못하는 동물이라는 이유로 10년을 함께 한 가족을 버린다는 게 되게 잔인하게 느껴진다. 강아지가 잘못했다고 버려져야 되는 건 아닌데 말이다.


#나쁜사람들 어떤 주인은 한적한 도로에 강아지를 박스에 담아서 버렸다. 버려진 강아지는 주인의 자동차 색깔을 기억해, 그 색깔의 자동차만 지나가면 졸졸 따라간다. 하염없이 기다린다. 어떤 주인은 인적이 드문, 사람들이 잘 들르지 않는 고속도로 졸음쉼터에 아픈 강아지를 버렸다. 몸도 성치않은 녀석이 비와 눈을 그대로 맞고, 다른 동물의 공격을 받고, 험한 삶에 다리 하나를 더 잃었다. 그뿐인가, 새끼를 낳은지 얼마 안된 어미를 버린 사람도 있다. 대체 어떤 모진 마음이었는지 상상도 안된다.  


입양을 진지하게 고민해야하는 이유다. 100% 버린 사람의 잘못이고, 버려진 강아지들은 죄가 없다. 아마 내가 반려동물을 처음 키우는 게 아니었다면, 처음 키우더라도 경제적으로나 심적으로 여유가 많았더라면, 유기견 입양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






'골든두들'이라는 종을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





그랬다. 20대 후반, 적지 않은 나이. 결혼을 앞두고, 인생의 제2막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강아지를 데려온다면 거의 처음이자 마지막 반려견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래서 오래오래 살아서 나의 50살, 중년까지 함께 할 녀석이기에 몇년 전부터 '강아지를 키운다면 골든두들'이라고 말할 정도로 좋아했던 종을 분양받기로 한 것이다. 워낙 특이한 종이라 보호소에선 거의 볼 수 없는 녀석(최근에 누가 두들을 버려서 두들집사들 사이에서 논란거리였다) 골든두들 분양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인생에 한번인데 키우고 싶던 종을 분양받고 싶어요


사실 팀원의 말에 조금 더 확신을 갖게 된 것 같다. 책임감 있게, 신중하게 강아지를 고르고 선택하는 것도 유기견을 줄이는 데에 현실적으로 꽤 중요한 단계다. 


"유기견이라서 불쌍해서 입양했는데, 막상 키워보니 도저히 못키우겠다"고 한번 버려진 녀석을 또 다시 버리는, 두~세번 파양되는 경우도 상당한데 어쩌면 정말 이 녀석 자체를 키우겠다는 다짐보다 거둬들인다는 생각이 더 강하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특이한 종이나 분양비가 비싼 녀석들을 버리는 사람들을 보기 힘든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로 볼 수 있을 것. 온도를 데려오는 대신 유기견들과 유기묘를 위해 사료나 이불을 보내주는 봉사 등 다른 식으로 녀석들을 도와주기로 기약하며. 길냥이들에게 사료를 주는 것부터 시행했다.  

  




골든두들 분양에서 고려할 점, 어떤 환경에서 녀석들을 키우느냐.

(펫샵과 강아지공장을 거르는 방법)



골든두들이라는 종은 미국에선 대중적인 종이다. 오바마도 키웠을 정도로 그 인기와 위상이 상당하다고. 새로운 종은 아니고, 골든 리트리버와 + 스탠다드 푸들의 장점만을 교배한 '하이브리드 믹스견'으로도 알려져있다.



울 엄마는, 리트리버구요. 아빠는 푸들이에요!


골든두들은 영리하고 사랑스러운 성격을 가졌다고 한다 (공식 오피셜..) 리트리버가 워낙 똑똑하고 순해서 장애인안내견으로 많은 도움을 주고 있으니 두말하면 잔소리. 스탠다드 푸들 역시 주인밖에 모르는 바보로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도 키운단다.

 



결론은, 강아지를 분양받는다면 전문 브리더에게.

강아지공장은 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펫샵이 너무나 많다. 이름을 바꿔서 반려동물을 위한 가게인 것처럼 하지만 실상 좋은 환경에서 제대로 어미들을 키워서 새끼를 분양하는 경우는 드물다. 매주, 혹은 매달 인기많은 종의 새끼들이 작은 칸막이에 채워진다니, 어불성설이다. 좁은 전시관에 갇혀있는 새끼 강아지들은 어디서 왔을까, 여전히 고민해볼 문제다.



골든두들을 전문적으로 키우는, 전문브리더에 대해 알아봤다. 한국에서는 3~4곳 정도인 걸로 알고 있는데, 우선 내가 선택한 전문견사는 산속에 위치해 강아지들이 산에서 자유롭게 뛰어놀고, 여름엔 계곡에서 수영하며 놀곤 했다. 표정이 밝은 리트리버, 두들, 푸들들이 모여있는 곳이었다. (원한다면 녀석들이 자라난 환경을 직접, 언제든 가서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분양을 받으려면 몇 달을 기다려야 하고, 기다려도 예약이 다 차기 일쑤. 진짜 골든두들이라는 종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긴 기다림을 견디기 힘들다.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분양비가 100만원 이상이라, 웬만해선 녀석들을 잘 알고, 관심이 큰 사람들이 분양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


전문브리더 역시 아무 집에나 녀석을 분양하지 않는다. 깐깐한 기준을 갖고 있고, 그 기준을 통과해야하며 파양 시에 책임과 규칙도 정해져있다. 만약 분양받은 골든두들이 며칠 안에 아프다면 (선천적) 분양비를 돌려준다거나 브리더 자신이 책임을 진다고 명시했다.


사후관리는 물론, 골든두들 가족들 커뮤니티도 자연스레 형성된다. 온도의 형제들과 꾸준히 소통하며, 강아지를 처음 키우는 고충을 나눌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펫샵에선 꿈도 못 꿀 일이다.


생일이 같은 골든두들 형제들의 성장 과정은 어느 집이나 다 비슷해서, 이빨이 빠지는 시기, 개춘기가 왔을 때 등 공감가는 이야기들이 오간다.   


내가 사랑하고 키우고 싶었던 골든두들, 처음 온도가 우리집에 왔을 땐 초보집사라 서툴고 어설퍼 우리 둘다 너무 힘들었다. 정말 다시 브리더에게 보내야 하나, 울면서 고민했던 적도 있다. 하지만 그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나니, 골든두들 온도를 데려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내 인생에 웃음을 가져다 준 녀석.



결국, 강아지를 어떤 식으로 처음 만나게 되었든 중요한 건 강아지를 끝까지 책임지는 게 아닐까. 키우다보면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는 순간이 있다. '책임져야지', 생각하지 않아도 이미 가족 구성원 중 하나가 된 녀석은 그냥 내 일부이자 때론 전부라는 것. 그런 게 진짜 가족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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