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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바다 Oct 14. 2023

1.비우포트(Beaufort)섬의 기적(2)

사랑의 기적


-사랑의 기적 



지금까지 

내가 좋아했던 사람과 나는 서로 연결되지 않았다. 


이뤄지지 않았던 사랑이 아니라 그저 선택하지 않은 사랑이었다. 


물론 서로가 마음이 통해 정식으로 교제했던 인연도 한두 명 있었으나 

현재는 헤어져 각자 갈길을 갔다.


나에게 지나간 사랑은,

아니 지나간 사람은 그저 스친 기억으로 희미해 진다. 


여자의 첫사랑은 항상 지금이며 끝사랑이 첫사랑이다. 

그러나 남자에겐 처음 사랑만이 유일한 첫사랑이다. 


억울할 수밖에 없는 구조. 




이 평행선 같은 구조조차 난 초월하고 싶었다.  

나는 타인의 마음에 대한 독점욕이 많은 사람이다. 


몇 달간 지켜보고 기다린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수시로 이 마음을 접고 포기하려고 부단히 애를 쓰게 했던 사람이기도 했다. 


긴 기다림 끝에 어설프고 유치한 짧은 투정처럼  

어설픈 고백을 던져 버렸다. 


그리고.. 

아주 흔하고 고통스러운 이별을 겪었다. 

나는 새벽바다에서 그를 온통 털어내고 싶었다.


그러나 오히려 바다는 

내 마음을 통째로 전복시켜버렸다! 


그 날  

새벽바다의 질문 이 후


나는 더 이상 

그를 기다리지 않고 집착하지 않기로 했다. 

마음의 셔터를 내리기로 했다. 


다만, 

그저 지금처럼 

그의 존재가 내 옆에서 부재인 상태일 지라도 

그를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차 올랐다. 




‘정말? 이게 가능한 마음이야?’




내 마음이 스스로 의문을 던졌지만 

새벽바다에 흰 거품으로 빨래가 되어 지듯 

그 숱한 의문과 두려움도 점점 깨끗해 졌다. 


내 마음은 잔잔한 물결처럼 평화를 찾았다. 

아무렇지 않았다.

놀라울 정도로..

두둥실 내 몸을 감싸고 띄우는 파도위에서 모든것이 허용되고 이해되는 기분.





나는 그를 포기한 후 에야 

정말 사랑할 수 있었다. 



‘기적이야.. 정말..’ 


나는 이것이 기적이라 믿었다. 





절대 놓을 수 없을 것 같았던 

이 마음을 내려놓고 훌훌 날아가듯 가벼워진 것.


또한 그가 날 바라보지 않는다 해도 

그를 존재만으로 사랑할 수 있다는 확신과 힘.

그렇게 조용한 물결 같은 날들이 흘렀다. 






일주일이 지나고 


보름이 지나던 

어느 날. 






그에게 연락이 왔다. 





사람의 기적일까

내 마음의 기적일까





그저 

이렇게 

새벽바다의 기적이라 쓴다.

1.비우포트(Beaufort)섬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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