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에 중요한 눈 건강
안과에서도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는 풍경
아홉 살부터 안경을 쓰기 시작했으니 눈 건강은 어릴 때부터 별로였지만 그래도 아직 눈에 큰 이상은 없는 편이다. 성장기에 시력검사를 할 때마다 시력이 뚝뚝 떨어지는 게 겁이 나서 어느 시점부터 적당히 타협(?)을 한 시력으로 안경을 맞춰 쓰고 있다. 안경에 의지하고 있지만 볼 수 있다는 것, 들을 수 있다는 것, 말할 수 있다는 것, 내 의지로 내 몸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의식하면서 살고 있다.
젊고 건강한 시절에는 좋아하는 책이나 영화, 그림을 마음껏 볼 수 있고, 아름다운 음악을 들을 수 있고, 손을 움직여 그림을 그리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가고 싶은 곳에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 미처 의식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건강을 잃은 후에야 건강이 얼마나 소중한 자산인지 깨닫게 된다.
어머니는 젊은 시절부터 영화나 드라마를 좋아하셔서 나이 들어도 심심하지 않을 거라고 자신하셨지만 나이 들어서 좋았던 눈과 귀가 급격히 나빠지기 시작하여 노년에는 그렇게 좋아하던 영화나 드라마를 보기 힘들어하셨다. 예전에 인터뷰 때문에 103세의 어르신을 만난 적 있는데 그 연세에도 외국영화 자막까지 읽을 수 있을 만큼 시력이 좋으셔서 만날 때마다 영화를 보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백세 시대를 맞아 노년에 보내야 할 시간은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눈이 나빠지면 여가시간을 보내는데 상당히 어려움을 겪게 된다. 나이가 들수록 가장 지켜야 할 것이 눈 건강이다.
별다른 문제는 없었지만 나이도 들고 눈 상태를 점검해봐야 할 것 같아서 어제 안과에 검진을 하러 갔다. 검진 결과 별다른 이상은 없고 이제부터 관리 잘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검진을 마치고 나오는데 대기실에서 진료를 기다리는 수많은 환자들 중에 노인분들이 많았지만 젊은 환자도 꽤 있었다. 눈에 이상이 있어 안과를 찾았음에도 기다리는 시간 동안 대부분 스마트폰에 코를 박고 있는 모습을 보니 내 일은 아니지만 걱정이 되었다.
어른들이 아무리 스마트폰, 컴퓨터 좀 그만 보라고 만류해도 그저 듣기 싫은 잔소리로 치부하지만 눈 건강을 잃게 되면 그때 그 말씀을 귀담아들을 걸 후회해도 그때는 이미 늦어버린 걸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