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캉스보다 도캉스 어때요?

여름엔 역시 도서관이지!

by Rosary

급격하게 더워진 날씨 때문에 도서관 피서를 계획했지만 어제는 월요일, 도서관 휴무일이니 오늘부터 출근했는데 아니… 휴무일이 금요일로 바뀐 걸 모르고 있었다! 한동안 도서관 출입을 안 했었다는 걸 실감했다. 오랜만에 도서관에 오니 역시 적당히 시원하고 쾌적하니 공부할 마음이 절로 든다. 오랜만에 펼쳐든 일본어 책을 보니 역시 한자의 압박이… 도서관에서 한자 공부를 할만한 책들을 찾아서 자리에 돌아오니 배에서 꼬르륵꼬르륵 신호를 보낸다.


아침을 먹으면 이상하게 외출하기 싫어져서 서둘러 도서관에 오느라 공복이 길어진 탓이다. 도서관 근처 빵집에서 올리브 치아바타와 라떼 한잔을 먹고 자리에 돌아와 다시 공부를 시작하려고 하니 빗방울이 도서관 창문을 때리는 소리가 들린다. 맞다, 오늘 비소식이 있어 우산을 챙겨 왔었지. 도서관에서 듣는 빗소리는 참 운치가 있다.


1년 내내 무더운 나라 싱가포르에서 생활하는 동안 가장 편안한 쉼터가 되었던 곳도 도서관이었다. 싱가포르의 도서관은 지하철역 바로 옆에 위치해 있는 게 국룰인지라 접근성이 편리해서 도서관에서 시간 보내기가 좋았다. 키보드와 마우스도 무소음을 권장할 정도로 조용한 우리나라 도서관에 익숙해있다가 싱가포르 도서관에 처음 갔을 때 무슨 도떼기시장인 줄 알았다.

2012-11-01.jpg 싱가포르 국립도서관

도서관 좌석도 여기저기 자유분방하게 있고, 소곤소곤 이야기하는 말소리도 제법 크게 들린 것까지는 이해할 만했는데 가장 놀랐던 것은 열람실에 다양한 자동판매기가 설치되어 있는 것이었다! 커피나 음료는 물론이고 각종 스낵을 판매하는 기계에서 5분이 멀다 하고 커피를 만드느라 요란하게 윙 돌아가는 소리, 제품이 나오는 둔탁한 소리가 나는데 정말 미칠 지경이었다.


그 소리에 신경 쓰는 사람이 없다는 게 신기했는데 인간의 적응력은 정말 신기한 것이 1~2주가 지나니 그렇게 신경 쓰이던 도서관의 소음이 전혀 거슬리지 않게 되었다. 처음 한국에 돌아와서 도서관에 갔을 때 타이핑 소리도 조심스러운 정적이 영 적응이 되지 않았다.


여름날 도서관만큼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도 없다. 도서관 이용이 어려웠던 코로나 시국이 끝나고 이제는 마음껏 도서관에서 놀 수 있는 자유가 허락되는 시간이 돌아왔다. 요즘 도서관은 책을 읽는 공간뿐 아니라 다양한 시청각 자료를 구비하고 있어 책 읽기가 싫증 날 때는 영화를 보거나 오디오실에서 LP를 들을 수 있는 곳도 많다.

만화자료관.jpg 경기도 양주시 꿈나무 도서관 만화자료실

동네 도서관이 시시하게 느껴진다면 만화, 여행, 영화 등 다양한 콘셉트의 도서관이 운영 중이니 잘 찾아보면 여가를 보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여행을 가서 그 지역의 멋진 도서관을 찾아서 구경을 가면 색다른 추억이 남기도 한다. 뜨거워지는 날씨에 호캉스 계획을 세우는 것도 좋지만 마음만 먹으면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도서관이 전국 곳곳에 가득하다는 것도 기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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