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들려주는 사자성어 이야기
칼(刀) 한 자루(單)를 들고 회합(會)에 나가다(赴). 아마 삼국지를 통틀어 가장 인기 있는 인물이 관우일 겁니다. 워낙 사람이 대쪽 같고, 무예도 출중하다 보니 관우에 얽힌 이야기들 중에는 용맹과 담력에 관한 것들이 꽤 있죠. 단도부회 역시 그런 이야기들 중 하나입니다.
촉나라와 오나라는 형주의 소유권을 두고 갈등을 겪고 있었습니다. 오나라의 노숙은 일단 말로 한 번 풀어보고, 안되면 암살한다는 계획을 세운 뒤 관우를 초청합니다. 관우는 전후 사정을 빤히 짐작하면서도 언월도 한 자루 들고 회담장에 갔다가 여봐란듯이 되돌아왔는데, 이 일화에서 비할 데 없는 담력을 말하는 단도부회가 나왔습니다.
에헴. 잘난 척을 위한 한 걸음 더..
형주를 둘러싼 촉나라와 오나라의 갈등은 점점 깊어 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쟁을 벌이면 위나라만 어부지리를 얻게 되니, 양측 모두 전쟁만은 피하고 싶었습니다. 게다가 형주에 관우가 틀어 앉은 이상, 싸운다고 이긴다는 보장도 없었구요. 노숙은 고민 끝에 재미있는 계책을 냅니다. 일단 관우를 초청해 협상을 해보고, 결렬되면 죽이기로 한 것이죠.
오나라의 계책이 너무 뻔한지라 마량이 극구 반대하고 나섰습니다만, 관우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덜렁 언월도만 한 자루 챙겨서 오나라로 갔습니다. 관우는 노숙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 보았으나 예상대로 협상은 지지부진합니다. 결국 노숙이 일을 벌이려 하자 관우 역시 언월도를 꺼내 들더니 노숙을 끌다시피 해 자리를 빠져나옵니다. 말로는 술이 과해서 노숙이 부축을 좀 해 줬으면 한다는 것이었으나, 누가 봐도 노숙이 인질로 잡힌 그림입니다.
관우를 치려고 대기하던 여몽과 감녕 역시 내로라하는 오나라의 맹장들이었으나, 노숙이 다칠까 걱정되기도 하고 관우의 기세에 눌리기도 해 미적거리고 있었습니다. 그 사이 관우는 미리 준비해 둔 배에 올라 유유히 형주로 돌아가 버렸죠. 오나라의 두 장수는 멀어져 가는 관우를 보며 입맛만 다셨으나, 딱히 뭐 해볼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이렇게 언월도 하나 들고 적진에 혼자 다녀온 관우의 기백을 일컬어 단도부회라고 합니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