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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꾸미Cumi Jan 25. 2017

[책잡히는독감] Respect하는 만큼!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

  < 책 잡히는 정보>    

 1. 사랑의 기술  : 1956년작. 정신분석학적 입장에서 사랑의 본질을 분석하고 

 사랑에 대한 기술을 논의한 책. 

 2. 작가 : 에리히 프롬 (1900.3.23.~ 1980.3.18.)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유대인 가정에서 출생. 

  1930년대 10년간 프랑크푸르트 학파에서 활동, 1933년 히틀러 집권 후, 미국 망명. 

3. 페이지  : 문예출판사 판으로 178p 

4. 소요시간 : 5~6시간 / 며칠에 나눠서 읽기를 권함. 

  tip)  부록, 에리히 프롬의 삶과 사랑 수록  

5. 이럴 때, 책을 잡자 : 감정적 사랑과 이성적 사랑의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을 때

                                    (현재 존재하는 대상으로 어떻게든 잘 해보고 싶을 때 ) 

6. 독감의 증상  :  사랑은 '불'이 아니라 '잔잔한 호수' 같은 것, 마음이 진정됨.  

 


# 책을 읽고 만났다.   

꾸미 @ 와 발가락 ^ 은 현재 팟빵과 마포 fm에서 <책 잡히는 라디오 '독감'>을 진행 중이다.

매주 책을 읽으며 북 토크를 하고 있다.


^   우리 남편이 책 제목 보고 등을 두드리면서 '잘 읽어봐'라고 하더라. 아유. 느끼해서 혼났어.

@  어머? 남자들은 왜 이렇게 비슷해? 

내 남편은 책 제목을 '사랑의 테크닉'이라고 부르면서, '뭘 더 배우려고?' 하더라. 

^  이 책에서 말하는 사랑은 감정과 이성이 혼재하는 그런 상태를 말하는 건데, 왜 이렇게 오해해?

@ 무식해서 그래. 근데, 나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그랬어.

남녀 간의 사랑을 잘 하는 기술을 쓴 책인 줄 알았어. 

^ 이 책은 더 커다란 범주의 사랑을 말하고 있더라고요.

신과의 사랑, 자기애, 부모 자식사랑, 형제애 등등 다 말하고 있으니까.

@  하지만, 연애 잘 하고 싶은 사람도 읽으면 도움을 될 거 같아. 나도 20대 읽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내가 어릴 때는 사랑은 받는 거라고 생각하고 그저 받으려고만 발버둥 쳤지. 에휴.... 


^ 유아들이 그렇대. 무조건 사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대. 우리는 그 단계에서 성장하지 못한 거지.

지금이라도 성장할 기회 많아. 열심히 책 읽고 실천하면! 

@ 네. (너나 잘하세요 ) 

  


# 이 책을 한마디로 말하면?    


      “ 사랑은 기술이다! 보호, 책임, 존경, 지식을 실천해라! " 

 

@  포문을 여는 1장에선 '사랑은 기술인가?'라는 명제에 대해 정의 내리고 있어.

그동안 내가 착각하고 있었던 것들을 하나하나 짚으면서, 아주 명쾌하게 설명해주셔. 

1장만 잘 읽어도 이 책 다 읽은 거라고 할까나~ 

^ 일반적으로는 사랑은 배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잖아. 그런 태도에는 세 가지 배경이 있대.

첫째, 사랑은  주는 것이 아니라, ‘사랑받는’ 문제로 생각한다는 것.

둘째, 사랑은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대상’의 문제라는 가정.

셋째, 사랑에 빠지는 최초 경험과 사랑의 지속적 상태를 혼동하는 것. 

@ 아유. 정리 잘해서 얘기했네. 

갑자기 결혼 많이 해서 유명한 여배우가 생각난다. 본업인 배우보다 화려한 사생활로 더 유명했던 할리우드 스타 자자 가보는 결혼을 9번이나 했는데, 사랑에 관해서 이런 얘기를 했다네. 

"사랑받는다는 건강하다는 뜻이고 사랑한다는 건 약하다는 뜻이다."즉, 사랑은 받는 것이 갑이다.

^ 그 여자는 사랑을 제대로 한 게 아닌 거야. 프롬에 의하면, 사랑은 주는 거니까.

@ 또한, 사랑은 대상의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잖아. 왜 난 항상 이상한 남자 만나서 이상하게 헤어지는 건지, 한탄했어. 내 탓은 안하고 말야. 

^그림을 잘 그리려면 그림을 배워야지. 그림의 대상인 사과만 탓하면 안 되겠지. 

근데, 나 완전 꾸미 혼내고 있네. 나도 마찬가지였는데.

@ 우리는 같이 혼나고 있었구나. 어쩐지 책을 읽는데, 계속 혼나고 있는 느낌이더라고.

그럼 자자가보도 혼나야 겠네. 그녀는 사랑에 계속 빠지기만 했지 사랑을 지속시키는 노력은 안 했잖아.

프롬은 금사빠들을 이렇게 얘기했어. 


사실상 그들은 강렬한 열중, 곧 서로 '미쳐버리는' 것을 열정적인 사랑의 증거로 생각하지만, 이것은 기껏해야 그들이 서로 만나기 전에 얼마나 외로웠는가를 입증할 뿐이다. (17p)


^ 그래서 금사빠들은 헤어진 다음 날 또 립스틱 바르고 소개팅하러 나가는구나. 

@ 다 외로워서 그러는 거지.   우리 인간은 원래부터 외롭게 태어났잖아. 


인간의 실존에 있어서 본질적인 것은 인간이 동물계로부터, 곧 본능적 적응의 세계로부터 벗어났고 자연을 초월해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한번 자연과 결별하면 인간은 자연으로 되돌아가지는 못한다. (23p)


@ 본능적 적응의 세계로부터 벗어났지만, 다시 돌아가고 싶어 하지. 왜? 인간은 분리되어 있는 것을 참을 수 없어하니까. 그런 분리 경험은 시시때때로 불안을 일으키는 거야. 

^ 그래서 인간은 혼자 못 있어. 밥도 뭘 먹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누구랑 먹는 게 중요하지. 

분리 상태를 극복하기 위해 사랑을 발명했는지도 몰라.


사랑의 발명

살다가 살아보다가 더는 못 살 것 같으면
아무도 없는 산비탈에 구덩이를 파고 들어가 누워 
곡기를 끊겠다고 너는 말했지

나라도 곁에 없다면
당장 일어나 산으로 떠날 것처럼
두 손에 심장을 꺼내 쥔 사람처럼
취해 말했지

나는 너무 놀라 번개같이,
번개같이 사랑을 발명해야만 했네

-  이영광

      

@ 나도 혼자 잘 못 있거든. 근데, 둘이 있기도 힘들고. 

성숙한 사랑은 어떤 걸까? 



사랑은 인간에게 능동적인 힘이다. 곧 인간을 동료에게서 분리하는 벽을 허물어버리는 힘, 인간을 타인과 결합하는 힘이다. 사랑은 인간으로 하여금 고립감과 분리 감을 극복하게 하면서도 각자에게 각자의 특성을 허용하고 자신의 통합성을 유지시킨다. 사랑에서는 두 존재가 하나로 되면서도 둘로 남아 있다는 역설이 성립한다. (38p)


^ 사랑은 받는 게 아니라, 주는 건데 사실 주는 것도 어렵다. 어떻게 무엇을 언제 얼마큼 줘야 할지.

프롬은 사랑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네 가지를 얘기했어.

보호, 책임, 존경, 지식 이 필요하다고. 

@ 보호는 상대방을 이끼고, 위험에서 지켜주고, 불편함에서 배려해주는 행동이야! 

내 남편은 항상 마음만 있더라고. 실천을 해야 돼!

^ 책임은 바람피우지 말아야 하고, 청소할 때 누워있지 말아야 하고, 딴 주머니 차면 안되고 등등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의무를 자발적으로 행동해야 해. 아무것도 안 하는 것도 큰 죄야. 

@ 발가락 책임에 대해서 얘기할 때, 아무 도끼눈을 뜨네. 그만큼 책임은 중요하지.

존경은 인간적으로 대접해주는 거지. 아무리 화가 나 있더라도 할 말이 있고, 안 할 말이 있잖아. 상대의 발전을 위해 물심 양심으로 지지해주는 것. 아! 정말 필요해. 난 발가락 리스펙트 한다! ㅋ ㅋ 

^ 너 랩 하시는 거예요? 랩 좋아.

우리는 친구나 남편한테 존경심이 있는데도 마음속으로만 갖고 있고 말로는 표현하지 않으면서 사는 거 같아.

내가 예전에 동창모임에서 남편을 존경한다고 말했더니, 모두들 깜짝 놀라더라고. 이유는 존경한다는 사실이, 그 사실을 말로 표현했다는 거였어. 근데 우리 좀 표현하고 살면 안 될까?

@ 그러자!   또, 존경하기 위해선 상대방에 대한 지식도 필요해. 내가 항상 발가락을 궁금해하잖아.

^ 남편은 내가 안 궁금한 거 같아.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잘못 넘겨짚고. ㅜㅜ

지식은 사랑의 기초인 거 같아. 



# 에리히 프롬이 전하는 사랑의 기술의 결정판!  


                                                    "도대체 사랑의 기술, 뭘 하라는 거야? " 


"훈련도 하고, 정신집중도 하고 참기도 해야 해. " 


                                        "웬 혼자서 정신집중?   그게 도움이 될까? " 


  

@   에리히 프롬이 <4장. 사랑의 실천>에서는 좀 몰렸어. 이쯤에선 그럴듯한 처방을 떡 하니 내놔야 되거든.

근데, 의외의 카드를 내밀었어. 구체적인 처방이 아닌, 사랑의 능력을 키우는 기초훈련방법을 제안했거든.

그림을 잘 그리기 위해서는, 우선 선 긋기를 잘해야 하고, 축구를 잘 하기 위해선 일단 잘 뛰어야지.

그런 기본 방법을 알려주셨어. 

^ 그게 바로바로 '정신집중'과 '인내심' 이야.

정신집중이란 혼자서 아무것도 안 한 채, 현재의 자신에게 집중하면서 명상을 한 거야.

이러면, 혼자 있는 것을 잘 견딜 수 있게 되어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남편도 사랑하고 부모도 사랑하고 형제도 사랑하고 그래서 신도 사랑할 수 있게 되는 거지.

에리히 프롬은 '홀로 있는 능력이 사랑의 능력이다!'라고 말했어.

@ 아유. 혼자 있는 게 얼마나 힘든데, 아무것도 안 한채 말이야. 인내심 진짜 필요하지.

프롬은 힘든 거 아니까, 그래도 좀 실천해보라고 이렇게 제안하고 있어.

 

우리는 적어도 매일 아침 20분 동안 (가능하다면 더 길게), 그리고 매일 저녁 잠자리에 들기 전에 이러한 정신 집중 연습을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연습 이외에도 우리가 하는 모든 일, 곧 음악 감상, 독서, 사람들과의 대화, 경치 구경 등에 전념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 중요한 일이나 중요하지 않은 일이나, 우리의 충분한 주목을 받게 되기 때문에 새로운 차원의 현실성을 갖게 된다.  (154p) 


# 그럼, 우리도....    


^ 현대 사회에서 필요한 게 바로 '정신집중과 훈련'인 거 같아. 

어젯밤에 텔레비전을 켜놓고 있었는데,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 거야. 그때 나도 모르게 내 안의 정신집중을 했나 봐. 그랬더니, 앞으로 뭘 해야 할지 좀 선명해지더라고.  

항상 외부에 관심을 갖게끔 사회가 만들어. 우린  실시간 울리는 정보들, 미디어들한테 시달리잖아.

그것에서 멀어져 오직 나에게 주목하는 시간을 반드시 해아 되는 일로 정하고 실천해야 해.

@ 관심종자들. 남의 시선이나 관심을 받지 못하면 불안해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에게 혼자 정신 집중하는 훈련은 정말 필요한 거 같아.

나에게 농밀한 시간을 들여 충분한 주목을 주면, 왜 남의 일시적인 주목이 필요하겠어!

그러니까 , 자신에 대한 진정한 사랑이 씨앗이 되어, 점점 넓게 퍼질 수 있는 거 같아.

작고 반짝이는 빛이 주변을 환하게 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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