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누가 그랬나. 가을이 수확의 계절이라고. 돌아보면 주위엔 온통 상실뿐이다. 디딜 곳 없는 나는 상심을 피할 길 없다.
언제 시작된 지 모를 계절이 너무 짧아 슬프다. 차가운 거리에 낙엽이 떨어지면 빈 하늘만 멋쩍게 푸르구나. 피었으면 지는 것이 만물의 섭리인데 어찌 이리도 서운한지.
이발관을 바꾸었다. 큰 사람도 작은 사람도 편하게 앉았다 가는 시장터 작은 공간이다. 몹시 존경했으나 이제 더는 만날 수 없는 사람이 이곳의 오랜 단골이었다. 떠난 자리에 남는 건 후회뿐이란 걸 그는 알았을까. 하기야 알았더래도 어찌하겠는가.
2018. 11
김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