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하는 날, 3개면에 들어갈 4편의 기사를 썼다. 개중 3편은 제법 품이 든 단독기사였다. 마지막 발자국으로 나쁘진 않았다.
이 기사들을 끝으로 기자로서의 임무는 끝났다. 다시 어느 곳을 찾아 몸을 담을지, 완전히 새로운 무대로 나아갈지, 정해진 건 없다. 여기저기 러브콜이 쇄도할 만큼은 했어야 했는데, 내 역량으론 택도 없는 일이었나보다. 이제 슬슬 찾아보긴 해야겠으나 확신이 있는 만큼 조급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간의 취재를 책으로 정리할 필요를 느낀다. 기자직을 유지했다면 협회 출판지원을 받을 수 있었겠으나 세상사란 역시나 마음처럼 돌아가지 않는다.
기자로서 누구보다 가까이 다가선 분야가 있다는 것도, 그 분야가 많은 이의 삶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도 대단한 자산이고 경력이다. 경력을 추억으로 내비두는 건 바보짓이니, 넉달쯤을 기한으로 정리하여야 하겠다.
몇개의 공모전과 신춘문예도 바라보고 가야한다. 당장 7월부터 마감해야 할 글이 아홉편이나 된다. 절반은 성공해야 월급이 유지된다. 실패하면 기고와 강의를 늘려야 하니 시간이며 여력 손실이 만만치 않다.
백수가 되어서도 도전할 게 널렸단 건 자랑스런 일이다. 나를 믿고 한 걸음씩.
2021. 7
김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