얽매여있는 삶..
2023 소설보다 가을호, 2024 젊은 작가상을 수상한 김지연 작가의 단편
1. 줄거리
-. 마트의 반려동물 코너 앞에서 주인공 정현과 그녀의 친구 선주가 대화한다. 반려동물에 대한 그녀들의 생각을 주고받으며 인간의 사회적 동물성에 대해서까지 고민한다. 정현은 전 여자친구 서일과의 긴 연애를 끝내고 적지 않은 빚만 남은 처량한 신세다. 정현은 그 빚을 반려 빚이라고 불렀다.
-. 반려빚은 꿈에서도 나와서 정현을 괴롭힌다. 친구 선주는 그런 정현을 탓한다.
-. 결국 선주는 언제나 서일을 탓하지만, 정현은 어느새 서일을 변호하고 있다.
-. 한참 연락이 끊겼던 서일에게 갑자기 연락이 왔다. 서일은 위자료를 받아서 정현에게 빌렸던 돈을 갚겠다고 말하며 잠시 정현의 집에서 함께 지내고 싶다고 제안한다. 정현은 그런 서일을 이젠 더 이상 믿기 어려워한다.
-. 정현은 소지품을 팔며 카드값을 채워야 할 정도로 사정이 좋지 않다.
-. 결국 정현은 서일을 다시 받아들였다.
-. 서일은 정말로 정현에게 빚진 큰돈을 갚았고 정현은 대출금을 갚을 수 있었다.
-. 빚도 갚고 서일은 다시 떠났다. 서일에게 안부전화를 걸었지만 번호를 바꿨는지 다른 사람이 받는다.
-. 정현은 빚을 다 갚았는데 꿈에 또 반려 빚이 나왔다. 꿈에 나온 반려빚은 작별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갔다.
2. 느낀 점
선주, 정현, 서일 세 명의 인물이 주로 나오며, 정현이 주인공이며 소설의 화자이다. 이미 동인들과 논의한 바 정현과 서일의 성별에 혼동이 왔었고 이 글을 다 읽는 순간까지도 정현이 여자고 서일이 남자인 줄 알았다. 초 중반부 여자 친구 서일이라는 문장에서도 서일의 여자친구가 있었다는 문맥으로 마음대로 이해하고 넘어갔었다. 사실 이 소설을 읽는 동안 계속 정현과 서일이 남자인지 혼란스러워서 내용에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이름을 왜 이렇게 혼란스럽게 작명했을까 작가가 원망스러울 정도였다. 결국 동인들의 말을 듣고 두 번째 읽고 나서야 그들의 성별이 이해되면서 그 소수자들의 특수한 성격과 환경이 이해되었다. 그 들의 성향이 이해된 순간 이 소설의 흐름이 잡혔다. 주인공 정현의 심리묘사가 돋보였으며, 반려빚이라는 생소한 단어로 서사를 잘 풀어냈다고 보인다.
3. 좋았던 부분
두 번째 정독을 하고 보니 첫 번째 단락의 반려동물용품 코너 앞에서 주인공 정현과 친구 선주가 대화하고 생각하는 부분이 좋았다. 본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반려라는 단어에 대한 친구의 생각과 주인공의 생각을 읽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주인공 정현은 결국 반려라는 단어에 얽매여 살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