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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요유 May 28. 2024

<해가 지기 전에>

대낮의 불꽃놀이..

2020 동아일보 신춘문예 소설 서장원 작가

분량 :

A4 용지 8매 분량의 단편 소설로 시공간의 이동이 크게 없이 느리게 순간을 묘사해서 따라가며 읽기 편했다.


줄거리 :

1. 주인공 기선은 고속도로 휴게소에 화장실 줄에 서서 상념에 빠진다. 흐르는 세월에 늙어가는 자신의 모습과 남편의 모습에 답답한 감정을 느낀다.

2. 부부는 아들이 입원해 있는 정신병원에 가는 길이었다. 아들은 우울감 때문에 잠시 입원하는 듯싶더니 그 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잘 나가던 의대생 시절의 자신감 있던 아들의 모습이 그립다.

3. 기선은 젊은 시절 수의사로 일하며 건강하고 똑똑했던 남편의 모습 또 그립다. 지금 남편은 차량의 내비게이션조차도 제대로 조작하지 못하고 있다.

4. 부부는 가까스로 병원 근처로 와서 카페에 들어갔다. 기선은 남편이 정신병원 이야기를 안 했으면 싶지만 구체적인 병원의 위치를 찾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고, 남편은 그녀의 생각대로 길을 물으며 정신병원을 언급한다. 기선은 아들이 의사라고 말하지만 마음은 이미 무겁다.

5. 기선의 아들의 어린 시절을 떠올린다. 내내 마음 쓰이게 했던 착한 아들이다. 그런 기선이 정신과 의사가 되면서 남들의 힘들 이야기를 듣다가 마음의 병이 생긴 것 같다.

6. 기선은 커피에 설탕을 조금 넣으려 카페에 다시 가려고 하다가 넘어졌다. 놀란 남편이 달려왔다. 기선은 카페에서 안정을 찾기로 한 와중에도 아들 생각이다.

7. 남편은 병원 사정이 생겨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아쉬움을 갖고 해변길을 따라 드라이브라도 하기로 했다. 기선은 대낮의 불꽃놀이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조금 더 늦게 했다면 좋겠다는 아쉬운 마음을 갖고 해변 도로를 지나간다.


느낀 점 :

해가 지기 전에를 읽는 내내 기선이 되었다. 첫 번째 단락에서 잔뇨감을 확인하는 부분과 남편의 전립선 문제는 노년의 부부가 겪는 사실적 묘사가 좋았다. 이 단편 소설은 이후의 단락 내내 노년의 아내가 겪는 권태로움을 극단적으로 사실적인 묘사를 통해 독자가 함께 동질감을 느끼게 해 준다. 상황에 대한 설정뿐만 아니라 남편에게 건네는 대화에서도, 남편을 바라보는 눈빛과 표정, 남편을 향한 아쉬운 기대감에  대해서도 그럴법한 느낌을 내내 던져주고 있다. 이 단편은 사실 수필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의 현실감을 준다. 마지막 단락에서 대낮의 불꽃놀이를 보며 느끼는 감정 또한 주인공 기선의 심리를 극대화해서 보여주고 있다.


가장 좋은 점 :

노년기에 접어드는 두 부부만 나왔다면 심심했을 텐데 중간에 아들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이 좋았다. 아들 영환이가 우울감을 느껴서 병원에 들어간 부분과 결국 만나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게 되는 상황으로 부부의 권태로움과 동시적으로 독자에게 아쉬움을 던져준다. 그 아쉬움을 더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역할인 아들 영환이 직접 나오지는 않았지만 서사의 페이소스로 좋은 점이라고 본다.



https://www.donga.com/news/Culture/article/all/20200101/990357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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