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부동산은 여기!
도서관에 도착하여 한숨 돌리며 정수기의 물을 마셨다.
그 선배와 또 마주쳤다.
바로 티타임을 제안했고, 흔쾌히 응해주셨다.
지난 주말 간 부동산 동호회와 임장을 다녀오느라 도서관을 못 왔다고 하셨다.
그 선배의 꿈은 아크로 리버파크에 거주하는 것이라고 했다.
30억이라는 가격 얘기를 듣고 놀라서 입이 벌어졌다.
10분간 부동산 얘기를 들어보니
실거주 아파트 한 채를 빚에 허덕이며 겨우 소유하고 있는
나와는 다른 세계 같다.
우선 난 집에 욕심이 없다.
발 뻗고 누워 잘 공간과 내 서재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사실 무엇보다 움직이는 것을 워낙 귀찮아한다.
그리고 요즘엔 집보다 도서관에 더 오래 있는 날도 있다.
이쯤 되면 나의 부동산은 도서관이 아닐까 싶다.
과제를 위해서 요 며칠 읽던 책을 덮고
주말 간 선정한 책 중에 소설 집필을 위한 모델북을 고르기 위해
도서관에 있는 책 우선 찾아 읽었다.
직장인 A 씨.
노무사의 사회과학 책이다.
1/3 정도 읽었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괜찮다.
직장갑질을 당한 실제 사례 중심으로 나와서 읽으며 무척 안타까웠다.
가장 끈질긴 서퍼.
40대 직장인의 일기장이다.
365일간의 일기장을 책으로 펴낸 것이다.
일기로 되어있다 보니 시답지 않은 얘기들,
별것 아닌 일상들,
그저 회사에서 평범한 시간을 보낸 얘기들,
등이다.
후루룩 넘기면서 읽고 싶은 부분만 골라 읽다가.
또 어떤 부분은 정독하다가 했다.
모델북으로는 약간 애매하다.
회의하는 회사원.
회사생활을 희화화하여 풍자하는 아재개그.
역시 읽고 크게 남는 게 없다.
인스타그램에서 볼법한 한번 웃어 넘길 멘트들이다.
출근이 힘들까
퇴근이 힘들까
둘 다 인마.ppt
이런 식..
다음날에 다른 책들도 더 살펴보고 모델북을 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