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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소유 Sep 13. 2024

<소나기>

대한민국 대표 단편, 황순원 작가의 소나기.

1. 분량과 단락장

A4 9장의 단편 소설 분량이다.

-. 소년은 개울가에서 소녀를 발견한다. 소년은 멀리서 소녀가 물장난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 소년은 좀 늦게 개울가로 나왔다. 다음날 소녀는 물장난을 하다가, 지켜보는 소년을 발견하고 조약돌을 던진다. 그리고서는 갈대밭 사이로 사라진다.

-. 소년은 좀 더 늦게 개울가로 나왔다. 소녀가 보이지 않자, 소년은 소녀가 물장난했던 자리에서 똑같이 물장난을 한다. 소년은 소녀의 인기척을 느껴서 도망친다.

-. 어느 토요일. 며칠 보이지 않던 소녀가 물장난을 하고 있다. 근처를 지나가 소녀가 말을 걸어서 몇 마디 말을 하게 된다. 소녀는 산 너머를 가보자고 제안한다. 허수아비를 지나, 개울가를 지나 밭에 도착한다.

-. 밭에서 맛 좋은 참외, 수박을 말하다가 소년은 무밭에 들아가 무를 뽑아왔다. 하지만 맛없어서 한입 먹지도 못하고 버린다. 소년도 따라 버렸다.

-. 산에 가까이 도착했다. 다양한 꽃을 구경하며, 꽃이름을 주고받는다. 소녀는 어떤 꽃의 줄기를 잡고 끊다가 미끄려져 다친다. 소년은 피가 나는 소녀의 무릎에 응급조치를 해준다.

-. 소년은 송아지를 발견하여 당당하게 올라타서 버틴다. 그것도 잠시 소년은 농부에게 들켜서 놀란다. 하지만 농부는 소나기가 온다며 주의를 주고 집에 가라고 한다.

-. 산을 내려오는데 정말 빗방울이 떨어진다. 비를 피하기 위해 원두막에 들어갔지만 제대로 막아주질 못한다. 소년은 있는 힘껏 수수밭 수숫단을 모아서 소녀가 비를 맞지 않게 만들어준다. 소년은 소녀의 부탁으로 함께 좁은 곳에서 몸을 붙이며 비를 피했다. 소란스럽던 비는 금방 그쳤다.

-. 다음날부터 한 동안 소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오랜만에 나타난 소녀는 핼쑥해져 있었다. 그동안 아파서 앓았다고 한다. 소녀의 옷에는 검붉은 진흙물이 들었는데 이들이 생각해 보니 소나기가 오던 날 소년의 등에 업혀서 물이 들었던 것이었다. 소년은 소녀가 이사를 가게 되었다는 아쉬운 말을 듣고 헤어졌다.

-. 밤에 소년은 몰래 이웃 할아버지네 호두 밭에 가서 호두를 나무에서 힘껏 떨어뜨려 가져왔다. 소녀에게 맛 보여주고 싶어서였다.

-. 소년의 아버지가 소녀의 집 제사상에 놓을 닭을 제공하기 위해 닭을 골랐는데 그 닭이 소년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

-. 그날 밤 소년은 부모님의 이야기를 엿듣고 충격에 빠진다. 소녀가 앓다가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그러면서 소녀의 유언으로 입고 있던 옷을 함께 묻어달라 했다고 한다.


2. 읽는 느낌과 그 이유

-. 알퐁스 도데의 <별>을 읽고, 본 단편을 읽었는데, 공교롭게도 둘 다 만남, 사랑뿐만 아니라 상징적으로 물이 나온다. 게다가 주인공들은 그 물에 젖는다. 동서양 고전에서 이렇게 동일한 상징물을 유사한 방법으로 사용하는 모습이 흥미롭다. 어쨌든, 본 소설은 학창 시절 국어시간에 읽고 거의 30년 만에 다시 읽었다. 다시 읽어도 대단한 고전 소설이다. 시대상을 추정하기는 어렵지만 몇몇 옛날 단어를 빼놓고는 가독성도 좋고, 서사의 흐름도 부드러웠다. 그러나, 마지막 결말은 지금 다시 읽어도 충격적이다. 30년 만에 다시 읽었지만 초반부는 어렴풋이 기억을 하고 있으면서도, 결말이 도저히 기억이 나지 않았는데, 아마도 이 충격적인 결말 때문에 이해할 수가 없어서 금방 잊고 지낸 것 같다. 하지만 비극적인 결말을 빼놓고 보면 소년, 소녀의 순수한 만남과 사랑이 온전하게 전달되었다. 결말을 꼭 이렇게 비극적으로 만들었어야 했나 싶으면서 결국 소녀를 죽게 만든 것은 소년이 아닌가 싶은 마음에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하지만, 소녀는 원래 몸이 병들어 있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개울가에 나오지 못했던 날들이 그런 복선이 아닐까 싶다. 게다가 윤 초시네 집에 원래 있던 사내애 둘도 잃었다는 것을 보면 안타깝지만 매우 병약한 집안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도 어쩌면 소년은 본인 때문에 소녀가 목숨을 잃은 것으로 평생을 오해할까 봐서 그것이 안타깝다.


3. 가장 좋은 부분과 그 이유

-. 반복해서 나오던 표현 중 소녀의 눈이 바보, 바보를 할 것 같다는 묘사가 좋았다. 소녀 앞에서 수줍어하는 소년의 순수한 마음이 엿보인다.

-. 비극적인 결말이 계속 마음에 남는 소설이다. 마지막 부모의 대화에서 은근하게 모든 복선과 배경을 친절하게 설명해 줘서 상황이 잘 정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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