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시작..
부끄럽지만 아직 한강 작가의 작품을 읽지 못했다. 솔직히 핑계라고 생각되지만 아직 읽지 못했다고 하기보다는 읽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집의 서재에는 언제나 읽어야 하는 책이 100권은 쌓여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읽어야 할 책의 목록은 계속 쌓이고 있다. 그렇다고 집에 책을 계속 구입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도서관을 자주 이용한다. 대출해서 읽고 꼭 소장하고 싶은 책은 구매하는데, 그 생각이 과욕을 불러서 서재방의 책장을 넘어 방바닥까지 책이 상당 부분 점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형편으로 한강 작품은 우선순위에 밀리고 있었다.
본격적으로 독서를 시작한 일이 2017년부터라서 이제 어느덧 7년째다. 2017년에 번아웃이라는 친구가 찾아왔고, 그 해결책으로 말 그대로 책을 찾기 시작했다. 자기계발, 철학, 인문, 자연, 사회, 과학, 경제, 문학, 비문학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읽었다. 마치 나는 진작 책을 읽었어야 하는 사람이 아니었나 후회될 정도로 엄청난 독서 열정을 갖고 책을 읽었다. 한강 작가에게 관심이 생긴 무렵은 소설을 막 읽어보기 시작한 2018년 무렵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채식주의자>라는 책이 계속 눈에 띄었지만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고 미뤘다. 조금 더.. 조금 더 내공을 쌓은 뒤에 읽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는 동안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등 관심 있는 책이 계속 출간되고 있었고 꾸준히 독서를 한 내가 이제는 한강 작가의 책을 읽어도 되겠다는 마음을 먹을 무렵, 그분의 노벨상 소식이 들렸다.
이제는 함께 문학을 공부하는 동인 선생님들의 모임에서도 한강 작품 읽기를 하기로 했으니, 한강 작품 세계로 가는 여정을 피할 수가 없다. 자 이제 판이 벌어졌으니 그분의 오래전 작품부터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