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모음집 <방황하는 소설> 박상영 작가
줄거리 :
입사 동기 황은채와 주인공 김남준이 현재와 신입사원 시기를 떠올리며 요즘 애들을 보면서 본인들이 요즘 애들 소리 듣던 시절을 말하며 생각하는 소설이다. 이 둘은 20대에 잡지사 입사 동기로 만나서 지내다가 돌고 돌아서 아마도 30대로 각각 피디와 기자가 되어 같은 업계에서 다시 만난 모습이다.
이들이 신입 사원이었던 시절에 수석 기자 배서정에게 많이 혼났다. 첫 번째 업무는 구독자들에게 잡지를 발송하는 업무, 두 번째 업무는 사무실 커피가 떨어지지 않게 드립커피를 항상 내려두는 것이다.
배서정의 직장 내 괴롭힘은 이제 시작되었다. 배서정은 가지가지로 주인공과 황은채를 괴롭게 만들었다. 황은채는 공황장애까지 발생했다. 다음 배서정의 말이 가관이다.
‘요즘 애들은 그렇다? 실력은 없는데, 자기가 뭐나 되는 줄 알고. 이름이나 알리려고 하고. 도무지 동료의식 같은 건 없고. 사실 이렇게 함께 밥 먹고 얘기 나누는 것도 다 회사 생활의 일부인 건데, 그런 걸 잘 모르더라고. 너희들이 그렇다는 건 아니고. 요즘 그런 애들이 많다고. 친구들끼리 만나면 그 얘기만 하잖아. 체르노빌 때 퍼진 방사능이 88년쯤에 한국에 흘러든 거 같다고.’
그야말로 젊꼰이다.
3개월의 수습기간이 종료되었는데 배서정과의 관계 문제로 정직원으로 전환되지 못했다. 결국 둘은 잡지사에서 퇴사했다. 그렇게 8년이 흘렀다. 서로 다른 업계에서 만난 황은채와 옛날이야기와 요즘 애들 이야기를 했다. 마지막 문장이 의미심장하다.
‘내게는 그 시절이 그랬다.’
느낀 점 :
박상영 작가의 팬이 될지도 모르겠다. 회사생활 중 선임에게 괴롭힘 당하는 에피소드가 현실적이라서 소름 돋는다. 괴롭혔던 그 선임은 아직도 이해하기 어렵다. 나중에 그 잡지사는 망하고 함께 일하던 모든 사람들은 공중분해 되었지만, 그럼에도 그 선임의 한마디가 뇌리에 강하게 남았다. ‘나, 너 안 싫어해.’ 내 경험과 정확하게 일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