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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매 Feb 28. 2024

그는 내 편이 아닐지도 모른다


여러분은 자신의 편이라고 확신하는 사람이 있나요?


호의적인 사람은 다 제 편이라고 생각할 때가 있었습니다.

나와 같은 자리에 있는 사람은 모두 나와 같은 입장이라고요.


사회에선 꼭 그렇지 않다는 걸 생생하게 느꼈던 때가 생각납니다.


채용형 인턴을 하던 시절,

함께 선발된 동기들과 교육을 받고 업무를 배웠습니다. 동시에 중간중간 평가를 위한 시험과 면접을 준비해야 했죠.


업무로 야근을 하고 있는데 인사팀으로부터 새로운 면접을 준비하라는 공지를 받았습니다.

이미 입사 전에 면접을 봤고,

분명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입사했는데도 아직 여러 관문이 남아 있던 겁니다.


의지할 곳은 함께 입사한 동기들 뿐이었습니다.

사회초년생인 우리는 실수하고 혼나며 야근을 하기도 했고,

일이 끝나면 마음 맞는 동기들끼리 술 한잔 하기도 했죠.


와중에 유난히 힘듦을 토로하는 동기가 있었습니다.

우리 대체 어떻게 되는 거냐며,

본인은 떨어질 것 같은데 제게 '너만 붙는 거 아니냐'며 농담을 하던 친구.


그를 위로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대로 회사의 불합리한 절차에 대해 열변을 토했습니다.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나 최종 면접을 한 달 정도 앞두고 알게 됐습니다.

유난히 힘들어하던 그 친구는 사장님의 자녀였다는 걸요.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같은 위치에 있다 해서 같은 상황이 아닐 수도 있다.

내 편인 것처럼 보여도 실은 내 편이 아닐 수도 있다.

내가 위로해줘야 할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면 내가 위로를 받아야 할 사람일 수도 있겠다.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를 떠나

'그 사람은 내 편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살아야겠더라고요.


그런데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저는 아직도 사람들을 꽤나 믿습니다.

내 편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별하는 건 제게 여전히 난제입니다.


그래서 제가 내린 결론은

결국 확실한 내 편은 나 자신이라는 겁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동료들에게 의견을 물을 수 있습니다.

어떤 고민을 나눌 수도 있고요.


그런데 결국 중요한 결정과 선택은 내가 해야 합니다.

누구보다 자기 자신과 친해져야 하고, 스스로에게 솔직해져야 합니다.

그들의 생각도 중요하지만

내 생각에 가장 먼저 귀 기울이고 확신을 가져야 합니다.




이미지 출처: https://www.lcl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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