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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매 Mar 06. 2024

싫다는 대답은 할 줄 몰라요?


"저 친구를 눈여겨봐 둬라.
나를 꺼리지 않고, 내 발상이 말이 안 된다면 말이 안 된다고 면전에서 말하거든.
그러니까 다이번에 토론을 하려거든 내 말에 '네. 네.' 밖에 할 줄 모르는 얼간이들 대신 저 친구와 먼저 얘기하자꾸나."
- 닐스 보어, 아들 오웨 보어에게(파인만씨 농담도 잘하시네요)


얼마 전 동료가 제게 농담조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싫어요'라는 대답은 할 줄 몰라요?


순간 그 말을 듣고 뜨끔했습니다.

저는 타고난 예스맨 직장인입니다. 상사가 동료가 부탁을 하면 거절을 잘 못합니다.

누군가 업무 요청을 하면 AI처럼 빠르게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하죠.


그런데 저 말을 듣고 생각해 봤어요.

누군가 내게 늘 좋다는 대답만 한다면, 저는 진정성을 의심할 것 같다고요.

예스맨은 많은 이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순 있겠지만, 진정성을 의심받기도 쉽습니다.

실제로 늘 무언가를 좋아하기만 할 사람은 없으니까요.


제가 왜 예스맨이 되었나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는 예의를 중시하는데 부정의 대답은 예의가 아니라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사람마다 의견은 다를 수 있잖아요. 오히려 늘 같은 의견으로 좁혀지는 게 이상한 일이죠. 저 또한 누군가가 제 의견에 반대한다고 해서 그 사람을 예의 없다고 치부하지도 않고요.


그래서 찾은 방법은 "예의 있게 No를 말하는 방법"이었습니다.

기계적인 Yes는 스스로의 생각과 판단을 차단할뿐더러, 상대방에게도 진정성이 없어 보일 수 있습니다. 제가 본 많은 일잘러들은 오히려 센스 있게 반대의사를 표출하고 거절할 줄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필요에 따라 No를 외칠 수 있어야 합니다.


예스맨을 위한 No를 외치는 팁을 공유합니다.


1. 예의 있는 애티튜드로 No 하기

언어만큼이나 비언어적 의사소통 수단도 중요합니다. 내용은 'Yes'여도 표정을 찡그리고 있다면 상대방에게 오해를 살 수 있습니다. 표정, 말투, 행동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거절을 하더라도 예의 있는 태도로 이유를 설명한다면 상대방에게 무례하게 보일 일은 없을 겁니다.


2. 거절할 거면 빠르게 거절하자

경험상 미안하다는 이유로 애매하게 대답을 하면 상대방에게 더 미안할 일을 만들게 됩니다.

상대는 내 대답을 기다리는 시간 동안 해결할 시간을 낭비할 수 있습니다. 차라리 빠르게 거절하고 상대가 다른 방법을 찾도록 하는 게 최선입니다. 그러니, 반드시 고민할 시간이 필요한 게 아니라면 되도록 빠르게 거절하는 게 좋습니다.


3. '아무거나 좋다'는 배려가 아니다

누군가 의견을 물을 때, '아무거나 좋다' 혹은 '당신의 의견에 따르겠다'가 디폴트인 예스맨도 있습니다. 얼핏 보면 이 대답은 상대를 배려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배려가 아닙니다. 결정은 상대한테도 어려울 수 있거든요. 상대가 명확히 원하는 게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어렵더라도 때로는 의견을 내보세요. 때로는 의견을 내고 먼저 주도하는 사람이 되는 것도 필요합니다.


4. 최후의 수단. 너무 어렵다면 거짓말이라도 하자.

선의의 거짓말이라고 포장해서 쓰고 싶었지만, 어쨌든 거짓말은 거짓말입니다. 좋은 건 아니니 최후의 수단으로만 사용하도록 합니다.

예를 들어, 오늘 정말 피곤해서 회식을 갈 수 없을 것 같은 날이 있죠. 그때 상사에게 솔직하게 '너무 피곤해서 회식을 안 가고 집에서 쉬겠다'라고 말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땐 '개인적인 일이 있다' 혹은 '선약이 있다'라고 둘러대는 것도 방법입니다. 솔직한 게 좋다지만, 직감적으로 솔직하면 안 될 것 같은 상황에 작은 변명정도는 우리 스스로에게 용인해 주기로 해요.




이미지 출처: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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