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사랑, 이별로 인한 아픔을 견디기
나는 이별을 했을 때나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힘들 때 유난히 일기나 글을 많이 썼다. 슬픔을 해소할 다른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 평소 표현하는데 서투른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슬프다고 말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 사람이 나를 힘들게 했던 단점들보다는 그 사람이 나를 행복하게 했던 점들이 자꾸 생각났다. 그래서 그 사람을 그리워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미워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나는 우리가 헤어져야만 했던 이유를 써 내려갔고, 대부분의 이유는 그 사람의 단점들로 채워나갔다. 그래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 그러나 이러한 행위들은 내 마음을 편하게 해주지 않았다. 잠시 동안 올라오는 그리움을 억눌러줄 뿐이었다. 결국 나는 마음을 고쳐먹기로 했다. 쉽지 않겠지만, 진심으로 그 사람의 안위와 행복을 빌어주는 것으로. (그렇지만 이 방법은 상대가 내게 끔찍한 짓을 한 경우라면, 예외다.)
그리고 단순히 “왜 헤어졌을까?”를 고민하며 시간을 흘려보내지 않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그리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나는 이별을 통해 무엇을 배웠나”를 생각해보았다. 연애도 하나의 배움이라고 생각하고 그 사람이 내게 알려준 것들을 떠올렸다. 예를 들면,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 내게도 흡수된 경우. 그리고 나는 이 관계를 통해 한 뼘 더 성장했고, 다음 관계에서는 조금 더 멋진 사랑을 할 수 있을 거라고.
그래도 잊히지 않고 자꾸 생각날 땐 스스로에게 되뇌었다. 내가 그리워하는 것은 그 사람 자체이기보다는, 그 당시 함께하며 행복했던 내 자신이라고. 다시 만난다고 해도, 똑같은 어려움을 겪을 거라고. 정말 인연이었다면 언젠가는 다시 만나게 될 거고, 인연이 아니었다면 어떻게 해도 이뤄지지 않을 거라고. 결국 진짜 내 인연을 만나기 위해 정리되는 거라고. 지금 당장은 너무 아프겠지만, 끊어진 인연을 억지로 끌고 가려고 하는 것은 나중에 훨씬 큰 아픔을 만들어낼 거라고.
이렇게 스스로 마음을 다독이며 정리해도, 괜찮지 않은 순간들은 ‘훅’ 오기 마련이다.
도인이라도 된 마냥 글로 생각을 정리하고 슬픔을 해소하려 했던 나는 혼자 밥을 먹으며 예능을 보며 웃다가 갑자기 눈물이 났다. 밖에는 소나기가 오고 있었는데 그 소리를 듣고 눈물 버튼이라도 켜진 것처럼 갑자기 눈물이 마구 쏟아졌다. 주변에서 늘 이성적이라는 소리를 듣는 내가 뜻밖의 상황에서 우는 게 스스로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른스럽게 슬픔을 흘려보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이처럼 울고 있었다. 아무렇지 않은 척하지 말아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친구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억지로 참지 말라고, 오히려 그 감정을 다 써버려야 개운해질 수 있다고. 잠시 힘들더라도 슬프면 슬픈 대로 표현하고 흘려보내야 한다. 안 그러면 나도 눈치채지 못한 그림자가 생겨 언제 어떻게 나를 힘들게 할지 모른다.
혹시 이별을 겪고 있는 사람이 이 글을 본다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감정을 표현해야 하고, 진부하지만 정말 시간은 약이라는 말을 믿어야 한다. 분명 어떤 관계든 당신은 무엇을 배웠을 것이고, 그 결과 더 성숙한 사람이 될 것이다.
더 좋은 인연이 없을 것 같아도 분명 나타날 것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당신은 누군가로 인해 완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당신 자체로 완전하고 멋진 사람이라고.
- 만족스러운 삶을 위한 4번째 글(이 글은 노란색 키워드와 관련이 있습니다)
만족스러운 삶을 위한 0번째 글(목표와 계획 수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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