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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아재 Jan 09. 2022

'잘'은 빼고, 일단 '시작', 그리고 '꾸준함'만!

가볍게 시작하고 뜨겁게 지속하라


https://www.instagram.com/p/CW4sz_jvveO/?utm_medium=copy_link


“그림을 잘 그려보고 싶으세요?”

“어떤 그림을 그리고 싶으신가요?”     


이 질문에 답을 하셨다면, 다음 질문에도 답을 하셔야 합니다.     

“그렇다면, 꾸준히 그려보고 싶으신가요?”     

같아 보이지만, 엄연히 다른 질문입니다.


'잘 그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면, 우선 '시작'하는 법과 '꾸준히' 그리는 것을 먼저 생각하셔야 합니다.     


그림 취미를 갖는 일도 다른 기술을 습득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일단, 지금 ‘시작’하고, ‘꾸준히’ 연습해야 즐겁게 그릴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 한달간은 막연히 그리고 싶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습니다.

미술학원을 등록하고 제대로 배워볼까 생각했습니다. 제 의지력으로는 지루하고 재미없는 선연습을 하다가 금새 지쳐서 그림에서 아예 손을 떼게 될 것 같아 망설여졌습니다.


물론, 선연습은 중요합니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후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다른 분의 그림을 보면 ‘나도 이분처럼 깔끔한 선을 가지고 싶다....‘라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나는 어떻게 해야 더 멋진 선을 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면,

제대로 고민하고 시간을 들여 관찰하게 됩니다.

선연습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연습하는 것과 선의 중요성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가르치는대로 따라하는 것의 차이는 분명할 것입니다. 조금 늦더라도 처음부터 재미없는 선연습만 하다 지쳐버리는 일은 피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루해도 기본기를 탄탄히 쌓고 시작하면 더 일취월장할 수 있다고 주장하신다면 그 말씀을 듣기도 전에 저는 입 꾹 다물고 무조건 찬성하겠습니다!)

어쨌든 입시미술도 아니고, 제가 즐겁기 위해 시도한 취미 그림이었기에 재미없고 따분한 일은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미술학원은 시간을 맞추기도 어렵고, 시간과 돈을 투자할만큼 제가 간절히 그림을 원하는지도 잘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온라인 강좌도 같은 이유로 선택지에서 삭제했습니다.

더욱이 사는 곳이 작은 읍내라 아이들을 위한 미술학원만 있었습니다. 성인들이 퇴근 후 늦게 그림을 배울 수 있는 곳은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초보는 작은 소품부터 그리기부터 시작해서 풍경이나 인물 등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온라인에서는 작은 소품을 그리는 것부터 비싼 수강료를 내고 배우는 분이 없기에, 강의를 하시는 분들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가끔 초보분들이 시작하자마자 풍경 등의 온라인 클래스를 들은 후 그린 풍경그림을 보게 됩니다. 그렇게 그림을 배운 분들은 오랫동안 스스로 정체되어 있다는 생각에 힘들어하기도 하십니다. 매번 같은 집을 그리는데도 소품부터 차근차근 그려운 다른 분들의 그림과 비교하면 선도 채색도 한없이 부족해 보이기 때문입니다.아무래도 그림 '훈련'에도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합니다.


꾸준히 그리는 것은 100일 글쓰기처럼 함께 할 동료들을 찾으면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100일 글쓰기를 꿋꿋이 성공한 직후라 자신감은 있었습니다.

네이버에 ‘100일 그리기’를 검색해 보았지만, 포스팅이 별로 없었습니다. (오늘 찾아보니 꽤 많은 포스팅이 보입니다.)               


결국 혼자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일단 시작하자’     

하지만 막막했습니다.


불꽃이 한 번 튀었을 때 우리는 이 불씨를 소중하게 여겨야 해요.
그러니 이번만큼은 우리도 쇠뿔을 당긴 김에 빼보는 건 어떨까요.

[나의 첫 사이드 프로젝트 / 최재원 / 휴머니스트]     


불꽃은 튀었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뭘 그려야 할지,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막막했습니다.

다른 분들처럼 기세좋게 2~3일을 그리다가 하루를 건너뛰면, 제 모습에 실망하고 그리기가 싫어졌습니다.  


다시 100일 그리기를 검색해보았습니다.

마침 블로그에 100일 그리기 시작을 선언한 분께 용기를 내어 100일 그리기를 함께 하자고 댓글을 달았습니다.

감사하게도 함께 해보자고 선뜻 수락하셨습니다.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만들어 초대해 주셨습니다.

이미 100일 그리기를 한 번 성공한 분이라 채팅방도 잘 운영해 주셨습니다.              

새로운 연결이 꾸준히 그리는 원동력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당신의 창의성이 부족한 것은, 당신의 열정이 떨어지는 것은, 당신의 직장생활이 자꾸만 힘들어지는 것은, 당신이 의욕 없는 아침을 맞이하는 것은 바로 당신이 고정된 연결에만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연결이 개입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 암담함이 창의성을 제한한다. 뜨겁지 못한 이유는 이 때문이다. 문제는 당신이 아니라 당신과 연결된 환경에 있다
"모든 링크의 합이 당신이다. 당신의 연결이 곧 당신의 미래다"
[기획자의 책 생각 / 이정훈,김태한 / 책과 강연]


제 그림생활의 첫 은사님이신 로아 작가님과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100일 그리기는 세계 곳곳에서 이미 많이 하고 계신 것 같았습니다. 100개의 그림주제가 기록된 정사각형 이미지가 한글과 영문 버전으로 돌아다니고 있더군요.          



● 최소한의 화살을 쏘기     
  이건 내가 정말 해봐야겠다고 생각이 든 사이드 프로젝트가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하지만 꼭 오늘은 아니어도 됩니다. 그 다음 날 해보려고 하니, 하필 중요한 일이 있습니다. 또 그다음 날이 되었는데 웬걸 몸이 너무 피곤합니다. 집에 들어왔는데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이 없습니다. 그렇게 하고 싶었던 사이드 프로젝트지만 지금은 다음 주에 시작해도 될 일이 아닌가 싶어졌습니다.     
  보통은 이렇게 사이드 프로젝트는 흐지부지됩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차일피일 미루다간 결코 아무런 일도 내 삶에 일어나지 않아요. 이럴 때는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우선 스스로에게 일주일의 시간을 주세요.
  그리고 앞의 6일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뭉겠다고 쳤을 때, 마지막 7일째 되는 날은 발부터 천천히 ‘다음에’라는 늪에 빠지기 시작한다는 느낌이 올 겁니다. 마음은 나른하지만 사실은 위험한 순간이에요. 이 순간 마지막 화살을 힘껏 쏘아보세요. 이것을 ‘죄책감 효과’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처음부터 너무 타이트한 일정을 주면 프로젝트 시작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에 일단은 며칠간 여유를 가지겠죠. 하지만 그 여유 기간이 점점 줄어들수록 몸은 편해도 마음에는 죄책감이 쌓일 거에요. (중략)
  시험공부도 벼락치기가 효과적인 것처럼, 일주일 중 마지막 날에 가장 큰 행동력과 효율이 생깁니다.


혼자 그리기를 며칠하다가 포기한 직후라 제대로 ‘죄책감 효과’가 작용했고, 심기일전할 백만대군 같은 ‘연결’을 얻었습니다. 카톡방을 개설하고, 세 분을 초청하고 3일동안의 예행연습을 가진 후 19년 5월 1일부터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함께 그림을 그리는 분들도 늘어났습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매일 하루에 하나씩 본인의 그림을 올리고, 날짜 밑에 순서대로 이름을 기록합니다.

엑셀파일에 미션출석부 같은 것을 정리해서 공지에 올려두니 작은 성취감이 지속되었습니다.


100일 그리기 첫그림은 문방구에서 구입한 A4사이즈 150g 스케치북에 [필기구]를 그렸습니다.

연필로 볼펜을 그리고, 다시 펜으로 그린 후 지우개로 지웠습니다.     

이 그림을 그렸을 때가 기억납니다.

이제 '그림을 잘 그리고 싶다'는 욕심보다는 '100일 그리기 중간에 포기하게 되면 어떡하지?'하는 긴장감이 가득했습니다.



https://blog.naver.com/nezumi0712/221527375843


당시에는 없었지만 지금은 카카오프로젝트 100, 챌린저스, 밑미, 라이프쉐어 등의 '꾸준함'을 도와줄 플랫폼도 눈에 띕니다.


다음에는 100일 그리기를 하면서 경험한 것들을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 기억하자. 잘해야 즐거워진다.
그림이 정말로 지루하고 재미없을 가능성보다
당신이 아직 즐거울 만큼의 실력이 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더 높다.  
잘하게 되는 방법이야 간단하다. 매일 하는 것.
[겁내지 않고 그림 그리는 법 / 이연]  


이 참에 카카오프로젝트 100에 100일 그리기를 하나 띄워볼까요?

만약 해보실 분들이 있으시다면 댓글 달아주세요.

다섯분이상 모이시면 제가 한 번 '스파르타'식으로 이끌어 보겠습니다.


부담스러우시다면 제가 초보때부터 참여해 온 오픈채팅방에 들어오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단, 가르쳐 주실 분은 없습니다. 처음에는 혼자서 외롭게 인증하고 조금씩 교감을 하시면 됩니다.

https://open.kakao.com/o/g7vFgv9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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