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인가 정기랑 서로 질질 짜면서 부둥켜안고있을 때, 정기가 그랬다.
"재연이 인생에서 나를 발견해줘서 고마워요..."
듣는 순간에도 너무 정기가 할 법한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발견해줘서'라니. 정기가 픽미픽미픽미업 픽미픽미픽미업 춤추고 있는 아이돌이고 나는 국민프로듀서인 거임. 정기가 코스모스면 나는 펼쳐쓰는 빨간 핸드폰 케이스 들고다니는 아줌마인 거다.
정기는 너무나 진심으로 재연이가 나 안 꼬셔줬으면 못만났을 거라고 생각하는가본데 어이가 없다. 자기가 먼저 꼬신 거면서. 얘가 얼굴이랑 몸이랑 착한 마음씨로 꼬셨어요 진짜에오;;;
홍정기 넌 날 안 만났으면 평화롭게 살았겠지. 하지만 그 삶, 재미는 없었을 거야. 나는 마라샹궈처럼 살다가 널 만나서 진라면 순한맛이 됐어. 쌤쌤임. 그러니까 우리가 앞으로 뭘 주고받든 그건 무조건 정당방위야.
슈퍼아저씨랑 싸우다가 뒤늦게 내가 내려오니까 든든한 뒷배가 온 것마냥 어깨 쫙 펴고 좀 더 당당해지던 정기. 마치 '우리집 빌런 오셨어요. 님 이제 죽음' 이런 느낌... 나 키 148인데... 왜 내가 오니까 갑자기 기세등등해지는 건데... 내 뒤로 왜 숨냐고;ㅠ 기대부흥해야 할 것 같아서 힘내서 싸웠잖어...ㅎ 같은 편 먹고 싸워서 재밌었어. 앞으로도 같은 편 먹고 이것저것 해야지.
다음엔 뭘 하게 될까. 너랑 있으면 항상 재밌어. 내일이 기다려져. 생일 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