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다.
봄이다.
해가 있는 시간에는 어둠을 상상할 수 없고
차디찬 겨울의 시림에는 봄을 가늠할 수 없다.
그저 당연히 오겠거니 의심하지 않을뿐이다.
나는 의심했다.
결혼할 사람이 과연 인생에 다가올지도 믿지 않았고, 스스로에게 그래도 올 사람은 올 것이라고 되뇌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특별한 믿음도 없었다.
그러나 시간 지나 밤이 오듯이 그는 왔다.
어둠이 깔리듯 모든 배경은 그가 됐고,
겨울의 온도를 잊은듯 솔로가 아닌 하루에 행복해한다. 언제 그랬냐는 듯 서로가 있는 일상이 당연하다. 그래서 가끔은 과거의 나에게 돌아가
너 정말 사랑한다 말할 사람이 앞으로 올테니
조금은 기분좋게 살아보라고,
더 많이 스스로를 좋아해도 좋다고
그렇게 말해주고싶다.
살이 쪘지만 찐걸 알아도 삼겹살과 치킨을 먹고
하루종일 고민하지만 헤헤하고 웃어버리늨
남이 준 초콜렛 두 알, 한 알에, 아이스크림에
시무룩해져서 죄책감을 느끼며 먹는 예비 신부지만.
나를 너무 행복하게 하는 것은 그 사람이 어떤 외형을 지녔든 나는 그를 사랑할 것이라는 것과 그역시 나와 같다는
일반적이지 않은 기준과 믿음이
통념적인 잣대로 다투지 않는다는 부분이
내가 디딜 내일에 대한 고민에도
의심치 않고 나아갈 수 있는
걸음을 뗄 수 있는 바탕이다.
그래도 여전히 살에 대한 고민과
보통의 신부같고자 하는 마음으로
넉달 뒤까지는 누구나 그렇듯 하는 앓이를 하고
과정을 통해
유부녀가 될테지...
어쩌면 나는 동경할뿐, 일상과 보통의 뻘에 앉아
다른 풍경을 그릴지도.
이런저런 생각으로 괴로운 밤에
물소리를 들으며 쓰는 일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