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어린이책미술관 Un-printed ideas 그림책 공모전 도전기
TMI...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치면 별별 얘기가 다 떠오른다.
- 처음 현대 어린이 책 미술관 지어졌을 때 맨 처음 건축 답사 갔던 이야기
- 시스템랩 김찬중 소장님(건축가) 조사했던 이야기
- 엄청 좋아하는 작가의 방한, <봉주르 팝업>전 놓친 이야기.
하지만 진정한 이야기꾼이 되려면, 곁다리를 쳐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머리를 절레절레 젓다가 다시 주제로 돌아가기로 한다.
<Un-printed ideas>는 현대 어린이 책 미술관의 그림책 공모전이다.
나는 요게 한국의 그림책 공모전 중에서 명실상부 가장 멋진 공모전이라고 생각한다. 왜냐. 다른 출판사의 공모전들은 1등을 하면 상금과 함께 책을 내준다. 그리고 상금 옆에 조그맣게 (인세)라고 쓰여있다. 책을 계약하면 당연히 주어야 하는 것이 인세인데, 그러면 인간적으로 '상금'이라고 하면 안 되는 것 아닌가! 치사하다! 그런데 그런 공모전들 사이에서, 현대 어린이 책 미술관의 공모전만은 '전시의 기회'와 함께 '전시 지원금'을 준다. 나는 느리더라도 이런 사람들이랑 일하고 싶어.
제일 좋아하는 공모전이니까 당연히 제안서를 낼 수 있을 줄 알았다.
올해 초부터 언 프린티드 아이디어의 일정을 캘린더에 올려두었다. 올해 공모전은 요것만 준비할 요량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7월 말이 마감인데 6월 말, 7월 초가 되어도 아무 생각이 안 난다... 생각이 나야 뭘 그리든지 말든지 할 텐데! 뭐라도 그려보자 했지만, 제일 좋아하는 공모전인데 이런 이야기를 낼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은은하게 공모전을 포기하는 쪽으로 마음이 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유튜브 보면서 밥을 먹다 우연히 정세랑 작가님 편의 유퀴즈를 보게 되는데...
아이디어가 없어 공모전에 도전을 포기한다는 게 얼마나 못난 소린지 알게 됐다.
정세랑 작가님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아이디어 없다고 유퀴즈 볼 시간은 있고, 아이디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시간은 내지 않고 있는 나의 모습이 보였다. 글 쓰는 사람은 글을 써야 하고, 그림 그리는 사람은 그림을 그려야 한다. 그래야 무엇이 되든 된다. 그래.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이야기를 만들어 보기로 마음먹었다. 근데 조금만, 아주 조금만 더 정세랑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었으면 좋았을 걸. 이제 공모전까지 남은 시간은 D-5...
2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