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명식 May 28. 2023

매주 여행을 간다

관계. 마음 나누기

매주 여행을 간다. 뻥이다. 마음만 그렇다.


그래도 아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올 해

아내와 격주로 여행을 다닌다.

때론 1박, 때론 2박.


어느덧 우리에게 여행은

무언가 재미나는 것을 본다기 보다

'같이 있는 다른 공간'을 찾는 시간이 되었다.


우리에 여행은 '카페 투어' 다.

어디를 가든 관광명소가 아닌 카페를 검색한다.

잠깐의 나들이에도 카페가 목적지다.

그 곳에서 우리는 같은 공간과 시간을 나눈다.


한때는 젊은 친구들의 이런 모습에

'그럴거면 왜 만나지?'라는 생각을 했는데,

나도 그러고 있다. 자연스럽다. 행복하다.


같은 공간, 같은 시간을 누리다

눈 마주치면 미소 짓고,

또 행복하게 각자의 일을 한다.

역시 행복하다.




우리 가족은 넷인데 항상 둘이다.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서

'각자 있는 시간'이 같이 있는 시간보다 길다.

이렇게 빨리 부모 품을 벗어날 줄 몰랐다.


"빨리 독립해라. 제발 ~~"

말은 그렇게 하지만, 맘은 그렇지 않다.


아이들과 함께 한 완전체 여행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서로 참 바쁘다. 분명 후회할 날이 올텐데..


아이들과 짧게라도

온전한 대화와 눈빛을 나누고 싶다.

그 곳이 어디든. 매주 그렇게 여행을 가고 싶다.




결국, 둘은 또 다른 여행을 기획했다.


제주도 2박 3일. 또다른 공주 2박 3일.

작년에는 3 개월에 네 번이나 제주도를 다녀왔다.

올해도 그렇다.


여행? 카페투어였다.

이번 여행도 그럴 듯 하다.


아내와 함께 하는 여행은

어딜 가든, 언제 가든 즐겁고 행복하다.


"시간이 귀하다"라는 말이 갈수록 무거워지면서

어떻게든 아내와 함께 할 시간을 만든다.

마주보지 않아도 같은 공간,

각자 할 일을 해도 같은 시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날씨는 어떨까? 유채꽃은 얼마나 피었을까?"

대화는 곁가지다. 그저 같이 있어 행복하다.


그렇게, 매주 여행을 가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 누가 먼저 죽어야 할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