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살 차이 나는 아내.
그냥 살면 나보다 4년을 더 살게 될 아내.
그런 아내에게
"내가 당신보다 딱 하루는 더 살거야."
그런 나의 말에
아내는 웃으며 이렇게 대답한다.
"욕심이 많구만. 내가 몇 년을 더 살거야~~ "
이런저런 이야기를 더 나누다
문득 아내가 다시 묻는다.
"왜 나보다 딱 하루를 더 살아야 하는데?"
나는 그녀를 지긋이 바라보며
한동안 답을 하지 못했다.
이미 그녀를 떠나보내는 그 순간,
그 자리에 있는 듯 나는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는 건강하다.
삶도 생각도 군더더기 없이 맑다.
'하늘 같은 선녀님'
내 핸드폰에 아내는 이렇게 등록되어 있다.
처음 만나 지금까지 함께 한 25년 동안
단 한번도 아내의 잘못으로 다툰 적이 없다.
철없는 나를 인내로 지켜주고,
사업이 바닥을 친 몇 년 동안
매일 부채를 접고, 양말에 별을 달면서도
아내는 단 한번 돈투정 하지 않았다.
손에 만원, 오만원 쥐어질 때 마다
은행을 찾아 대출금을 갚아나간 사람.
하루가 멀다하고 그렇게 은행대출을 정리했다.
뭘 해야 하는 지 모르는 나를 곁에 두고
큰 돈 들이지 않고 아이들을 잘 키워냈다.
반듯하고, 현명하고, 건강하게 자란 아이들.
남부럽지 않은 좋은 대학에 들어가서
자신의 삶을 하나하나 잘 만들어 가고 있다.
나의 가정은 아내 덕분에 온전하다.
그런 아내를 혼자 둘 수 없다.
그래서 단 하루라도
내가 더 오래 살아야만 한다.
남은 자의 고통과 외로움은
나의 몫이어야 한다.
(나도, 아내도 우린 지금 아주 건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