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못회 [말 못 하는 작가의 회고록] : 권력 재력
29. 일단 돈 벌라고
그래서 어쩌라고 말이다. 사과나무 아래에 앉아 멀뚱히 사과만 쳐다보고 있으라고? 유치원 생각하는 의자에 앉아서 그저 본질에 대해서 고뇌해보라고? 그러다가 우리는 도태되고 만다.
인문학이 돈이 안되고 무시받기 일쑤인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들은 가난해 보이고 외적으로는 볼품없어서, 아무리 대단한 말일지언정 타당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자고로 롤렉스 시계 정도 차고, 루부탱 스니커즈 정도 신어줘야 그 사람이 말하는 것이 신빙성 있다 느껴질 것이다.
우리는 목이 쇄골까지 늘어난 티셔츠를 입고, 머리는 떡져있으며, 양말은 구멍 나서 발 냄새가 나고, 말을 어버버 거리는 대학 교수보다야, 벤츠에서 내린 이 후, 잘 다려진 에르메스 정장을 입고 강단에 서있는 그들의 말에 더욱더 타당성을 느끼기 마련이다.
시대는 변(變)한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이 시간조차도. 우리는 도태되지 않게끔 그것에 적응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권력을 갖기 위해선 재력을 가져야 한다.
철학 좋지 말이다. 하지만, 가만히 앉아서 누군가 내 입에 떡만 넣어주길 원해선 안된다.
그 터무니없는 권력을 얻기 위해서 우리는 일단 일을 하고 돈을 벌어야 한단 말이다.
권력과 재력은 절대 떨어질 수 없다. 모두 힘 력(力) 자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막대한 권위를 가지고 있는 개신교와 불교 또한 당연하다.
예수는 인기가 많았다. 주위에 따르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에, 그것은 재물로 이어질 수 있었다. 교회나 성당 등이 크게 증축하며 많은 돈을 버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석가모니 또한 금수저였다. 그의 본래 직업은 왕자였는데, 고행에 실패하더라도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부모와 돈이 있었다. 그는 믿는 구석이 빵빵해서였을까. 끝내 권력을 잡고야 만다. 이렇든 권력과 재력은 떼어낼래야 떼어낼 수 없는 절친이었다.
권력♡재력
현생이 중요하지 않느냐. 그러므로 혹여나 노파심에 작가가 하는 말인데. 이 책을 읽고서
‘본질은 내 안에 있었어. 나는 생각하고 비판해야만 해.’ 하면서 게을러지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다. 일단 우리는 밀린 서류더미를 처리하고, 두발로 뛰어 돈을 벌자! 그리하면 권력 또한 자연스레 따라올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