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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려 Jan 08. 2024

겨울이 지나가다

나는 잠이 좋았다. 

취한 채 현실과 완전히 단절된 잠 속에 빠져들면 그때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아도 됐으니까. 

그 무엇도 느낄 필요가 없었으니까

<겨울이 지나가다 中>


요즘 읽고 있는 책의 한 문장이다.

나는 잠이 좋았다.


나는 잠을 좋아한다. 과거형이 아닌 지금도 ING형이다.

라떼는... 미인은 잠꾸러기라며 말하는 미인도 아닌데

나는 잠을 좋아한다.


잠을 좋아하는 이유가 피곤함을 녹여주고

나이가 들어 시려가는 눈을 회복하는 시간을 주고

그리고 복잡한 생각이 필요할 때 잠시 쉼을 주고

마지막은 그냥 머리만 대면  차르르르르 나도 모르게 눈이 감긴다.


그런데 책 속의 문구가 맘에 와닿는다.

현실과 완전히 단절된 잠 속에 빠져 그 시간만큼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것

생각이 많고 사색을 즐기는 나로서는 

잠은 그 어떤 생각도 그 어떤 것도 느낄 필요가 없게 만들어 주는 힘이다.


사람도 동물처럼 겨울잠이 있다면 어떨까?

한 해 동안 달려온 시간들을 위한 쉼의 긴 여정

그리고 또 다른 작을 위한 충전의 시간

복잡한 세상 속에서 그 어떤 것도 느낄 필요가 없는 겨울잠시즌


"오늘부터 겨울잠시즌이 시작됩니다. 우리는 00년 00월 00일에 만나요.""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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