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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사에 감사하며, 오늘도 나만의 데드라인을 그린다

by 미려

새해가 다가오면 가장 먼저 준비하는 것이 있다.
바로 다이어리.

나는 한동안 다양한 다이어리를 사용해 왔다.
예쁜 디자인, 회사에서 무료로 받은 것, 작은 사이즈, 큰 사이즈…
그러다 몇 년 동안은 PSD 다이어리를 사용했다.


하지만 같은 디자인과 색상을 2년째 쓰다 보니 살짝 질려갈 때쯤,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몇 해 전, 온라인 공부에 푹 빠졌을 때 함께하던 MKYU.
그곳에서 수석 장학생에게 다이어리를 나눠준다는 소식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내 손에 도착한 빨간 다이어리.

BOD 다이어리.

Being [성찰]

Organizing [기획]

Doing [실행]

나는 새로운 다이어리를 조립(?)하며,
2025년을 이 다이어리와 함께 잘 보내겠노라는 다짐을 했다.

그리고 첫 장 맨 앞에 한 줄을 남겼다.


"범사에 감사하라."

이 문장이 2025년 나의 비전과 슬로건이 될 수 있을까?


감사는 쉬운 듯하지만 어렵다.
소확행에서 **아보하(아주 보통의 하루)**에 이르는,
일상의 작은 행복들과 무탈한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조금씩 더 깨닫게 된다.

출근하면 가장 먼저 다이어리를 펼친다.
오늘 해야 할 일들을 체크하고,
일주일 단위로 투두리스트를 정리한다.

건강: 계단 걷기, 수영, 건강식, 눈 운동, 스트레칭

습관: 글쓰기, 독서, 정리

일: 프로젝트 일정 관리, 기획 회의

실행하면 동그라미, 실행하지 못하면 엑스.
이렇게 내 삶과 회사의 일을 하나씩 정리해 나간다.


다이어리를 적어 내려가다 보면,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은 기획이라는 걸 깨닫는다.

하지만, 기획이 아무리 완벽해도 실행이 부족하면 성찰할 것이 없다.
그래서 나는 핸드폰의 투두리스트도 사용해 봤지만,
결국 디지털보다는 손으로 직접 쓰는 아날로그 방식이 더 효과적이었다.

손으로 계획을 적어 내려가는 순간,
나는 더 깊이 나를 돌아보게 된다.


목표가 있어야 움직일 수 있다.
그 목표를 향해 달리는 이유들이 모여,
결국 미래의 나를 만든다.

나는 게으르다.
귀찮음도 많다.
그래서 내 마음속에 데드라인을 정해 놓고 움직인다.


한동안 글쓰기를 쉬었더니,
어느 순간 글이 쓰이지 않게 되었다.

글쓰기에도 근면이 필요하고, 성실이 필요하다.
나는 다시 글을 써야 한다.

왜냐하면, 글쓰기는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내가 책을 내기 위한 장기 목표이기 때문이다.


어떤 행위와 행동에도 의미가 있다.
그리고 그러한 의미가 가슴에 와닿을 때,
나는 움직일 수 있다.

나는 매일 다이어리를 체크하고, 계획을 다시 조정한다.
성찰 → 기획 → 행동
이 수레바퀴가 잘 굴러가야,
나의 인생도 매끄럽게 흘러갈 것이다.

나는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작은 움직임들이 결국 커다란 날개짓이 될 것임을 믿는다.
오늘도 나는, 내 삶의 수레바퀴를 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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