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만나다 보면 그 사람의 에너지가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어떤 사람을 만나면 기운이 나고,
어떤 사람을 만나면 힘이 빠지고,
또 어떤 사람을 만나면 우울해지기도 한다.
사람마다 가진 에너지가 있다.
나는 종종 에너지가 좋다는 말을 듣는다.
반대로, 기가 세 보인다는 말도 자주 듣는다.
나는 키가 작고 체구도 크지 않다.
하지만 단 한 번도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사람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때로는 갸냘픈 여자로 살아보고 싶었고,
누군가의 보호를 받고 싶었던 적도 있었다.
특히 대학 시절,
고등학교 동창이자 같은 과에 입학한 ㅈㅁ은 남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그 친구를 보면 남자들은 여자로 바라보았고,
나는 여자이기 전에 친구가 되었다.
그런 내 에너지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일을 오래 하면서 성격과 행동이 더 굳어졌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쁜 건 아니다.
나는 지금의 내 모습이 좋다.
가끔 다음 생에는 여리여리하고 갸날픈 모습으로 태어나고 싶다고 우스갯소리를 하면서도,
결국 나는 지금의 나를 선택할 것이다.
1년에 많아야 세 번쯤 만나는 분이 있다.
그분을 처음 만났을 때,
첫 마디부터 욕이었고,
마지막 마디도 욕이었다.
솔직히 좀 놀랐다.
이제 70을 바라보는 그분은 여전히 거침없다.
말투도, 행동도, 삶의 방식도 그대로다.
하지만 아침에 눈을 뜨면 따뜻한 물 한 잔을 마시고, 매일 러닝을 한다.
그분은 70을 앞둔 청년 같다.
십 년 전부터 보아왔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흰 머리카락이 조금 늘어났을 뿐,
그 기세는 변하지 않았다.
어릴 때는 그저 "시끄럽다, 요란하다, 에너지가 너무 세다"라고만 생각했지만,
오늘은 달랐다.
그분을 보며 자기 관리라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 술을 좋아하지만, 탄수화물 밥은 잘 드시지 않는다.
✔ 술을 좋아하지만, 막걸리(곡주)를 마신다.
✔ 술을 좋아하지만, 매일 새벽 러닝을 한다.
✔ 술을 좋아하지만, 실수를 하지 않는다.
그분을 보며 문득 생각했다.
나는 그 나이에 그렇게 살아갈 수 있을까?
마흔이 되었고,
마흔 후반이 되었다.
50이라는 숫자가 어렴풋이 보인다.
그리고 언젠가는 60, 70이 올 것이다.
나는 그때도 달릴까?
나는 그때도 에너지가 좋은 사람일까?
아니, 살아가고 있겠지.
나는 69세의 나를 떠올려본다.
그때 나는 어떤 모습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