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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려 Dec 16. 2023

감성뿜뿜 겨울아이

눈이 내린다

내가 사는 곳에는 평생 눈 오는 날을 손에 꼽을 만큼 보기 힘든 관경이다

기차를 타고 서울로 가는 길

대전역을 지나 달리는 창 밖

하얀 솜사탕들이 나풀거리듯 하늘에서 눈이 내린다


비가 오면 별 감흥이 없는데

눈이 오는 날은 특별한 것으로 생각을 한다

왜일까?


우리가 보는 세상을 좀 더 다르고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묘한 매력이 있어서 그런 것일지도

나뭇가지 위에 소복이 쌓인 모습은 흰 벙어리장갑 낀 나무손의 모습으로 변해있다

손대면 톡 하고 스르륵 사르륵 무너질지도 모른 채

그 찰나의 순간들은 그렇게 아름답게 변한다


눈이 다 내리고 나면

질퍽이는 바닥들

꽁꽁 얼어 걷기 힘든 길들

차들은 엉금엉금 기어가는 모습들

그렇게 불편한 시간들이 존재하지만


하얀 눈이 내리는 거리는 설렘과 아름다움과 행복을 준다


설렘의 기운으로 귓가에 노랫소리가 들린다

겨울아이

겨울에 태어난 나에게 들려주는 노래

눈 오는 날의 감성에 불을 질러보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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