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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2100년 0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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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교 Oct 24. 2024

[소설] 2100년(9)

Episode 9




세상의 모든 악마같은 사람들때문에

나의 가장 행복했던 시간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어버렸다.


컴컴하고 아무도 없는 적막한 곳에서

'너무도 그립고 사랑스럽다고 생각했던 나의 딸'은

혼자서 눈물을 흘리고 배가 고픈데도 밥도 못먹고 있었다.

나와 아내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면 너무도 무서워하면서

눈빛이 긴장감에 휩싸여 눈물이 그렁그렁하게 그렇게 고립되어 있었다.

며칠간의 학대와 그런 모습에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나와 아내의 모습이 고스란히 보여졌다.

힘들어하는 아이의 모습을 뒤로한채 낄낄거리며 웃는 모습들이 비춰졌고,

하루하루 영혼과 육체가 죽어가는 아이에게

무관심과 배려없는 끔찍한 지옥만을 주었다.


TV에 나온 모습을 본 나와 아내는 할말을 잃은채로 부정할 힘도 갖지 못했다.

너무도 말이 안되고 상상할수도 조차 없는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나의 모습과 표정은 악마에 가까웠고 너무도 괴리감이 들었다.




그랬다.

로봇AI가 세상에 만연해진 시대에,

세상에 있는 범죄자를 대상으로 처벌프로그램이 가동되었던 것이다.

그런 범죄자들의 뇌파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려 또다른 범죄자들이 생성되지 않게 AI들에게 학습을 시켰고

새로운 AI체계를 만들었다.

로봇 AI에 대항하기 위해 더 탄탄한 AI프로그램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그런 복합적인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던 것이다.

극악무도한 나의 뇌의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서 말이다.


매일같이 우리의 잔인한 짓을 TV를 통해 보게 되는 처벌을 평생 감수해야 했고,

지금은 너무도 보듬어 주고 싶은 딸에 대한 감정을 심은채로

그야말로 지옥같은 삶을 살게 되었다.


그런 처벌 프로그램으로 우리는 처벌을 받고 있었던 것이다.

차라리 죽여달라는 울부짖음에 가장 극악무도한 지옥같은 처벌을 우리는 경험하게 되었던 것이다.


매일매일의 지옥에 우리가 학대를 했던 아이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끼게 되었고

그런 감정을 기반으로 서서히 메말라 갔다.

내가 했던 짓을 반복적으로 보면서 죽어서도 잊을 수 없는 고통을 느끼게 되었다.




그렇게 나와 아내는 처절하게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

처절한 죽음이라는 표현도 아깝다. 나와 아내같은 악마들에게는...


"음 그래 처벌 프로그램은 무사히 끝난거지?"

밖에서 이 모든것을 지켜보고 있던 또다른 누군가가 말을 건네왔다.

옆에 있던 박사진들은 대답했다.

"네 모든것이 제대로 가동이 되었고 마무리까지 되었습니다"

"그래 수고했네, 비싸지만 그래도 뭐..."

"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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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 내 악행들은 지워진거지?"

"네 회장님, 이제 깨끗하게 지워졌습니다"

"다행이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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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사들과 이 모든 업무를 수행하던 연구직원들 중 하나가 전화기를 꺼내들어

로봇 AI의 범죄 프로그램실에 전화를 걸었다.



"여기... 프로그램 오류가 난 것 같습니다, A-24, 사람이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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