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6
소풍을 가는 날씨는 너무도 화창했다.
아기는 그런 날씨를 만끽하기라도 하듯이 손가락으로 이리저리 하늘을 가리켰다.
공원에는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과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비눗방울 날리기도 하고 자전거도 타면서 그렇게 말이다.
우리가족도 그곳에 합류하여 돗자리를 펴고 걸음마를 시작한지 얼마 안된 딸을 놓았다.
그게 마지막 우리의 나들이가 될줄은 상상도 못한채로...
아내의 얼굴을 떨리는 손으로 감싸며 울부 짖었다.
"여기 좀 도와주세요!"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몰려들어 수근거리기 시작했다.
곧이어 119와 경찰차가 도착했고 그런 아내를 실어갔다.
떨리는 몸과 다리가 경직되어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땅으로 떨어지면서 많이 다쳤던 것 같다. 좀 잡아줄껄...
후회해봤자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너무 내 자신이 미워졌다.
얼른 구급차를 따라가 병원에 도착했다.
미리 도착한 의식을 잃은 아내는 서둘러 병원 의사들에 둘러쌓여 수술실로 들어갔다.
위급한 상황이라고 한다.
긴 수술이 시작되었다.
아까부터 줄곧 온몸이 떨리고 경직되어 있었는지 뒷목부터 발뒤꿈치까지 모두다 아픈것 같다.
그래도 아프다고 말할 수 조차 없다.
"수술 시간이 6시간정도 연장이 될 것 같습니다..."
침착하고 싶은 마음과 무엇이 잘못 되었던것인지를 알고 싶어 사고 현장으로 달려가 봤다.
여전히 참혹한 현장을 수습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고
여전히 피가 흥건해 있었다.
떨어진 자리를 살펴보려고 가는데 뒤에서 누군가 나를 잡아섰다.
"여보..."
아내였다.
"아니 어떻게 된거야???"
"당신이야 말로 어떻게 된거야!!??"
"그게 무슨말이야, 아니 그게 아니라 방금 병원에 들어가서 수술대에 올라갔잖아!!"
"그건 내가 할말이지! 당신이 지금 수술중이였는데...??"
머리가 너무도 아팠다.
내가 사람을 잘못 봤나?
아니다 분명히 얼굴을 부여잡고 확인하고 눈물이 나서 도와달라고 소리를 쳤다.
아내와 같이 병원으로 달려갔다.
둘은 모두 넋이 나간채로 옷가지는 만신창이로 병원에 도착했다.
의사들은 정신없이 뛰어다녔다.
무슨 일이 생긴것이 틀림없다.
나와 아내도 얼른 수술실 근처로 달려갔다.
의사와 간호사들의 하얀색 가운은 피로 모두 물들여져 있었다.
생사를 오가는 급박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나와 아내는 넋이 나간채로 그 상황을 지켜보면서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다.
또 다른 나와 아내가 수술실 앞을 서성거리며 울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각각의 프레임에서 각자 서로 다른 나를 보고 있었다.
몇시간의 수술을 마친 의사는 수술 모자를 벗으면서
또 다른 나와 아내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연거푸 했다.
그리고 나서 오열하는 또 다른 나와 아내의 모습에 우리도 덩달아 오열을 했다.
가까이 다가가지 못해 더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이 들었다.
그렇게 우리 딸은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