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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2100년 0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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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교 Oct 23. 2024

[소설] 2100년(5)

Episode 5




우리가족은 어김없이 소풍을 나가기로 준비를 했다.

예쁜 옷을 고르는 아내와 아기의 밥을 만들고 있는 남편.

자신의 장난감을 만지작 거리며 엄마아빠를 바라보고 있는 사랑스러운 딸.

나갈 준비를 마치고 유모차에 태운 뒤,

아기의 재롱에 맞춰서 우리는 웃고 있었다.



이상하게 아내와 꿈속에서 매일 보이는 딸은 정확하게 기억이 난다.

우리가 지금 어디에 어떻게 살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족은 정확히 기억이 나고 그 기억이 점점 선명해지고 있다.

그런 가족이 그리워질때쯤 아내가 내앞에 나타난 것이다.


"여보!"

"아니 어떻게 된거야"

"나도 모르겠어, 눈을 떠보니 이곳에 도착해 있었고 지금 돌아다니다가 당신을 만난거야"

"나도야 근데 나는 여기 하루먼저 와 있었어, 너무 보고 싶었어..."

우리는 과거의 행복을 기억해내고 싶은듯 서로 부둥켜 안고 울었다.


"근데 이 종이들을 봐봐"

"이게 뭐야?"

"하늘에서 떨어졌는데 여기에 이런 숫자가 적혀 있어"

"어? 그거 나도 주웠는데!"


'A-25 3980'

나와 숫자 하나차이가 나는것으로만 힌트를 조금 얻을 수 있었다.


"근데 나는 이곳에 오기전에 누군가 이상한 말을 했었어"

"뭐라고 했는데?"

"기억을 잃어버리지 말라고 하더라고"

"나는 기억을 잃을 것 같을때 알약을 먹으라면서 약을 받았었어"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되는거야"


더 혼란스러워졌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기억'과 관련된 부분이 있을 것 같았다.

과거 즉 여기 오기전의 우리의 삶을 기억해 내야만 할 것 같았다.




꿈속에서는 우리의 삶이 조금씩 보여지는것 같아 얼른 잠자리에 들었다.

어쨌든 우리에게는 하나의 딸이 있었던것은 분명하다.

잠자리에 들었지만 여러가지 생각때문에 뒤척이게 되었다.

옆에서 아내는 잠이 들은 모양이다.


조용하던 정적을 깨고 아내가 소리를 지르며 깼다.

"안돼!"

"왜그래!? 괜찮아?"

"꿈속에서 우리아기가 사고를 당했어..."

"꿈이니깐 괜찮을꺼야, 진정해"

"으...응"

말은 그렇게 했지만 왠지모를 찝찝함이 밀려들어왔다.

그순간 진짜로 아기의 사고가 난듯한 기억이 번뜩 스쳤다.


아내와 나는 갑작스런 땅 울림과 함께 그대로 땅속으로 꺼져 들어가 버렸다.




눈을떠서 정신을 차려보니 아수라장인 곳이었다.

주변은 사람들이 쓰러져 있었고 온 사방에 피가 튀겨 있었다.

피 범벅인 사람의 얼굴을 봤다.


방금까지 나와 같이 있던 아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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