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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2100년 0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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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교 Oct 23. 2024

[소설] 2100년(4)

Episode 4




항상 웃음만 가득한 것은 아니었다.

떼를 쓰거나 음식을 던지거나 하면 이내 혼나고 눈물을 흘리곤 했다.

하지만 그 눈물도 아까워서 떨어지지 않게 잘 닦아주고

잠자는 모습을 보면서 항상 엉덩이에 뽀뽀를 해주곤 했다.

순수함이란 단어가 살아서 이렇게 움직일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을 했다.

쌔근쌔근 자는 모습이 너무도 사랑스러워 나도 모르게 그 옆에서 잠을 청하곤 했다.



기억을 잃고 정신을 차려보니 아까와는 다른 공간에 와 있었다.

새로운 도시가 아니라 새로운 공간이었다.

어떻게 이곳에 왔는지 기억을 잃어 생각이 나지 않았다.

일부만 기억이 나서 알약의 효능이 별로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만 기억할 수 있었다.

아마도 땅속으로 떨어져 다른곳에 오지 않았을까라는 추측만 할 수 있었다.

새로운 공간에 와 또 변화를 느끼려니 피곤하고 무엇인지 모르는 포기감마저 들었다.


저멀리 바다가 보이고 뒤쪽에는 산이 우거져 있었다.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직은 낮이지만 밤이 되면 오싹할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번에는 몸 어디에도 알약같은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갑자기 하늘에서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몸을 피하려고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주변 어디에도 몸을 숨길만한곳은 없었다.

우선 비를 피할곳을 정해서 비가 그치기만을 기다렸다.

몸이 추워 오들오들 떨렸지만, 비는 그새 그쳐 금방 따스한 햇빛이 모래위까지 펼쳐졌다.

우선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주변을 돌아다녔다.

주변어디를 돌아다녀도 바다의 파도가 철썩이는 소리는 주변을 맴돌았다.

풀숲사이를 헤쳐가자 조그마한 언덕하나가 나왔다.

그언덕을 차근차근 밟아가며 올라가기 시작했다.

정상에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무인도'




살아야 했기에 집을 우선 짓기 시작했다.

나무를 모으고 모닥불을 피웠다.

잠시 휴식을 하려고 모래밭에 자리를 잡고 누워 하늘을 바라보았다.

'왜 나에게 이런 상황이 일어나는 걸까'

생각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래도 한번은 생각의 열쇠를 풀어야 할 것만 같았다.

그순간 하늘 한가운데에서 무언가가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떨어지는 물건을 유심히 살펴보는데 점점 누워있는 곳 가까이로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가까이가서 그 물건을 주웠다.

'종이?'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은 종이였다.

'이게 왜 하늘에서 떨어지지?'

그 종이를 유심히 살펴보면서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새 해가 지기 시작했다.

얼른 집을 짓고 들어가야되어 대충 뼈대만 짓고 따뜻하게 불을피워 안으로 들어갔다.

배가 고팠지만, 지금은 해결할 방법이 없어 잠을 청하기로 했다.




다음날 일어나보니, 온 사방에 어제 떨어졌던 종이가 다 덮여 있었다.

걸어가며 종이를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무언가 적혀있는 종이를 발견했다.


'A-24 1298'


이전에 봤던 문구 'HFAA' 그리고 'A-24 1298'

이 암호를 풀어야 할 것 같다.


알약과 함께 연관되어 있던 문구, 그리고 하늘에서 떨어진 종이와 그것에 적혀있던 숫자...

확실히 암호인것이 분명하다.

멀리서 누군가 오는것이 보였다.


나의 아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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