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적 첫 만남

우연은 우연. 필연은 바람일 뿐.

by 공운

모든 것은 우연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믿는다.

우주도, 세계도, 세상도,

그리고 사랑도.


‘처음‘이라는 단어의 설렘을 피하기는 어려웠다.

눈앞에 성큼 다가온 ‘첫 만남’이란 말은,

여전히 마음 깊은 곳에 흐릿한 잔상으로 남아 있었다.


아직 눈이 다 녹지 않은 3월의 새 학기.

창가 맨 끝자리에 네가 있었다.

어색한 미소를 지은 채, 긴장한 듯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모습에 괜히 시선이 끌렸다.

단정하게 차려입은 교복과 대비되는 살짝 헝클어진 머리카락.

추운 날씨에 상기된 뺨이 왠지 부끄러워 보였다.

새로운 시작을, 어색한 공기를, 혹은 마주친 두 눈을.


친구가 되고 싶었다.

첫 시작은, 그뿐이었다.


생각보다 너는 웃음이 많았다.

특별한 말이 아니어도 사뿐히 올라가는 입꼬리가 예뻤다.

어떤 말을 하면, 너의 그 웃음을 다시 볼 수 있을까.


첫인상은, 웃음이 많은 아이.

그래서 친구가 되고 싶었나 보다.

다정한 미소에 힘입어, 나는 온갖 말을 쏟아냈다.

아마 너는 나를, 말이 많은 아이로 기억했을 것이다.


모든 것은, 우연으로부터 찾아온다.

그리고 이 우연이 필연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건,

그다음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