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의 동기가 또 떠나갔다

[교행일기#6] 공무원을 그만둘 용기

by 짱무원

안녕하세요, 짱무원입니다.


처음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공시생 시절, 저는 제발 공무원 시험에 붙게만 해달라고 매일 기도했습니다. 붙기만 하면 정말 사명감을 가지고 나라를 위해 열심히 봉사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직원들과도 늘 화목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언제나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그렇게 면접도 준비했고 온몸을 바들바들 떨며 면접을 보았습니다. 그렇게 치열한 엉덩이 싸움에서도 이기고 면접에서도 이기고 결국 최종 합격이라는 단어를 선물 받았을 때 너무 행복했습니다.


저처럼 이렇게 치열한 싸움에서 이긴 사람들은 다 함께 모여 단톡방을 개설했습니다. 저희는 처음 설명회에서 만나 첫 연수도 다 같이 받았고 그렇게 친분을 쌓았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동기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되어 친목을 위한 단톡방이 만들어지고 난 이래로, 초반에 하나둘씩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왜 나가지? 카톡 프로필 사진을 살펴보았습니다. 무슨 일이 생겼나?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기도 민망해서 혼자 줄어든 단톡방 인원수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리고 며칠전, 또 한명의 동기가 단톡방을 나갔습니다. '000님이 나갔습니다.' 라는 멘트를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 같았습니다. 왜 나갔지? 친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 사람의 상황이 궁금해졌습니다. 그동안 다들 몇 년 일하면서 업무에 익숙해졌을거라 생각했고 다 한 배를 타고 항해하는거라 생각했는데 또 한명의 동기가 말 없이 나가버리니 마음이 싱숭생숭해졌습니다.


저도 때때로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공무원이 최고지.', '그만두고 싶다고? 야 너 공무원이잖아~'와 같은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음 그래 여기서 그만두면 다른 곳에서도 못 버틸거야. 아무리 여기가 별로여도 다른 곳은 더 별로일거야.'라고 세뇌하며 다니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곳이 첫 직장이기에 비교군이 없어서 이 직장이 얼마나 좋은지, 얼마나 안좋은지, 어떤게 좋고 어떤게 안좋은건지 알 길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냥 이렇게 그저 그런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다른 직업도 모두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공무원을 그만두기 위해선 많은 용기가 필요합니다. 공무원이 됐는데 그걸 그만뒀냐는 반응이 주변에 생각보다 많습니다. 물론 대놓고 물어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공무원을 그만둔 이유가 무엇인지 속으로 매우 궁금해합니다. 그리고 뒤에서 이야기합니다.


윗사람이랑 싸웠나? 더 좋은 곳에 합격했나? 추측이 쏟아집니다. 특히 더 좁고 보수적인 공무원 사회에서는 이러한 소문이 쉽고 빠르게 퍼집니다. 어떤 사람은 사업한다고 나갔다더라, 어떤 사람은 학교에서 관리자랑 다투고 그만뒀다더라. 제가 작년까지도 들은 소식들입니다. 정말 실제로 이 소문이 100% 맞는건지는 이미 나가고 없는 당사자만이 알겠지만 당사자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사는지 알길이 없습니다.


모두가 함께 눈물 흘리며 간절함을 가지고 들어온 공직 세계에서 끝까지 있지 않고 중간에 다른 길로 떠나간 사람들의 앞날을 응원합니다. 비록 다른 길을 선택했지만 그들도 그들만의 이유와 철학이 있었기 때문에 그만둔 것일테니까요.


오늘의 글은 여기서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keyword
이전 05화코로나19 언제쯤 끝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