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없는 연주

아무도 곳에서 울려 퍼지는.

by 이브 Eve

분홍색 플라스틱 오카리나를 불었을 땐

모두가 웃었고,

모두가 박수를 쳤고,

나는 상을 받았어.

그 웃음과 박수가

내 숨결을 더 멀리 실어주던 시절이 있었지.

지금은

고급 도자기 오카리나를 불어도

들어줄 사람은 없어.


관객도, 박수도,

이름을 불러줄 목소리도 사라졌어.


나는

혼자 서 있는 자리에서

그 오카리나를 떨어뜨렸어.


와장창,

깨진 소리를 멍하니 바라봤지.

한참을,

아주 오랜 시간 그 조각들을 바라보다가

그냥 손으로 쓸었어.


살이 베이고,

피가 뚝뚝 바닥에 떨어졌지.


이게 나의 연주야.


더 이상 악기가 아니게 된 산산조각 난 오카리나와 나의 살과

피가 뚝뚝 떨어지는 바닥과의 마찰음.


그게 지금의 나야.

누구도 듣지 못하고,

누구도 손뼉 치지 않는

나 혼자만의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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