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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thew Apr 30. 2016

사랑 후에 오는 것들

공지영의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을 읽고

책을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은 마음 한켠에 항상 있는 것 같다. 아이들이나 팀원들에게 늘 책읽으라고, 공부하라고 잔소리를 늘어놓으면서도, 솔직히  정작 나 자신이 그렇지 못해서일까 괜히 밀린 빚이 있는 그런 느낌을 갖게된다. 특히 몇개월간 주말도 없이 일하다보니,  지친 몸으로 집에 와서는 조금의 여유가 생겨도 TV앞에만 머물게 되는 게 고착되는 느낌이다. 


엊그제 로니가 "4인의 책" 단체방에서 글 좀 올리자는 독려 글을 보냈었는 데, 우선 책부터 읽어야겠다는 생각에 주말 아침에 책꽂이를 뒤져나가도,  공지영의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책을 집어들었다. 아마도 예전에 와이프가 사놓았던 책인 듯한데, 화려한 표지 탓일까? 눈에 들어오지 않던 책에 눈길이 갔다.



누가 어떤 책이냐고 한마디로 답하라고 묻는다면,  "국제 연애 소설"이라고 말해줄 것 같다.  7년 전 일본에서 사귀다 헤어진 "준고"를 잊지 못하는 "홍", 늘 "홍"의 옆을 지켜주면서 자신에게 "홍"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오랜 친구  "민준",  이 세 사람의 어긋나기만 하는 사랑 이야기다.  7년 간의 그리움이 아픔으로 다시 왔지만, 어디에도 마음둘 수 없고, 어긋나기만 하는 상황 속에서 아파하는 그런 이야기다.  이런 사랑 이야기를 다룬 소설을 자주 읽지는 않아서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공지영 작가의 능력은 놀라운 것 같다. "홍"이 왜 아파하는지, 왜 헤어지게 되었는지 궁금증을 증폭해나가면서, 한장 한장 넘기며 하나씩 베일을 벗겨나가다보면 어느덧 책의 마지막에 와있게 된다. 


"홍"의 이야기 뿐아니라, 아버지 또한 같은 이별을 겪었고, 세대가 지나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는 이야기에서 소소한 반전도 보인다.  어느새 커버린 동생  "록", 모든 것에 대한 답을 갖고 있을 것 같은 친구 "지희"와의  크고 작은 이야기들이 모여져 하나의 큰 이야기가 완성된다.  우리네 삶이 그렇듯, 수 많은 만남과 헤어짐, 하루하루의 이런 저런 이야기가 모여져 우리의 삶이 채워져 가는 것처럼 이소설도 그렇게 흘러간다.



"나이가 들면 자신이 바라던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때로는 축복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단다" 


책의 주제와는 다소 빗나간 이야기지만,  "홍"의 할아버지의 한마디가 계속 맘에 머문다. 지난 일년간 뭔가 해보려할때마다 계속 어긋나기만 했던 것 같다. 그 가운데서 때론 상처받기도 하고, 상처를 주기도 하고, 무엇을 이뤘나하는 아쉬움과 아무 역할도 못했다는 후회도...  아직은 바라던 일들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축복이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언젠가 시간이 지나서 이 시간을 되돌아보면, 그 일들이 내게 축복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지금 주어진 선택의 상황 속에서 나는 어떤 선택을 하게될까? 그 선택에 대해서, 나중에 나는 어떻게 생각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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